- 한 뼘의 터전, 새들의 둥지에 담긴 이야기
도시의 고층 아파트만큼이나 치열한 ‘내 집 마련’의 이야기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해 꽃과 열매, 색색의 돌로 정원을 꾸미는 바우어새. 수백 번 나뭇가지를 물어 날라 정자를 짓는 그들의 노력은 예술에 가깝다. 딱따구리는 튼튼한 둥지를 위해 나무를 쪼아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구멍을 만든다. 그러나 이 안전한 집은 너무나 인기 있어 잠시 자리를 비우면 다른 동물들에게 빼앗기기 일쑤다. 뻐꾸기는 둥지를 짓는 대신, 남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고 주변을 맴돌며 울음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전한다. 그 방식은 무책임해 보이지만, 짧은 체류 기간과 알을 품기 어려운 신체 구조를 고려하면 그들 나름의 생존 전략이다.
이처럼 새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누군가는 집을 짓고, 누군가는 빼앗기고, 누군가는 빌린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다. 이번 방송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환경이 어떠하든 흔들림 없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새들처럼, 우리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것이 생존의 본질이며, 삶의 의지라는 것을 새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