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분의 시대, 분노의 에너지가 표출되는 방식은?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일상에 완전히 녹아들면서 휴대폰 카메라를 켜고 일상을 보여주거나 그것을 수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그 과정에서 사생활을 대하는 인식은 달라졌고, 경계는 희미해지고 있다. 누군가의 일상이 무대 위로 끌려 나오고, 분노는 오늘의 먹잇감을 찾는다. 최근 한국 성인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9.2%가 장기적인 울분 상태라고 답했으며, 이는 2019년 독일 조사 결과인 15.5%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 울분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과 불신이 응축된 신호다. 때로는 세상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강력한 힘이 되지만, 이 분노가 지나치게 개인에게 집중되면 타인의 불행을 소비하는 ‘나락 문화’와 논란의 인물에 대한 지지 철회, 즉 ‘캔슬 컬쳐’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대중이 가하는 사회적 응징이자 여론의 감정적 배설구”라고 지적하며, 분노가 단순한 질책을 넘어 사회 전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무너뜨리는 분노의 에너지를 어떻게 전환하고, 사회적 불평등과 불신을 풀어내는 힘으로 모색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다. 타인의 몰락을 즐기는 대신, 더 나은 공정과 공존의 질서를 세우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방송에서는 울분이 만들어낸 사회적 현상들을 짚어내며, 분노를 넘어 희망과 변화를 향해 나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