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오지 않는 버스 정류장 - 2월 16일(목) 밤 12시 30분
- ‘가짜’가 만들어낸 ‘진짜’ 힘
버스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 한 사람이 노인에게 다가가 버스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커피 한 잔 마시며 기다리자고 말한다. 두 사람이 같이 들어가는 곳은 바로 요양원. 독일의 '벤라트 시니어 센터' 요양원은 시설 내에 버스가 오지 않는 가짜 버스 정류장을 세워두었다. 치매 환자가 집을 나가 배회하다 실종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중앙 치매 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약 89만 명.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50년에 세계 치매 인구가 1억 5,2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 전망한다. 치매 환자를 간호할 때 생기는 문제점 중 하나, 행방불명. 금방 사라지는 ‘단기’ 기억이 아닌 ‘장기’ 기억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치매 환자 특성상 과거의 장소로 떠나고 싶어 한다. 집으로, 학교로, 회사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을 찾는 노인들. 익숙한 공간이 만들어내는 힘이 치매 환자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주목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