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차 세계대전이 종전한 1945년, 참전군인 폴(키아누 리브스)은 부푼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반가이 맞아주리라 여겼던 아내는 그동안 폴이 하루 한통씩 보낸 편지도 뜯어보지 않은 채 자신의 삶을 살고 있었다. 뜨거운 재회는커녕 아내는 폴이 돌아오자마자 초콜릿 장사라도 하라며 등을 떠민다. 허둥지둥 집을 나온 폴은 각지를 돌며 초콜릿을 팔기 위해 기차에 오른다. 폴은 기차에서 곤경에 처한 여인 빅토리아(아이타나 산체스-기욘)를 돕게 되고, 의도하지 않게 빅토리아의 가짜 약혼자 노릇을 하게 된다. 공부하겠다고 집을 나가 미혼모가 되어 돌아온 딸을 용서하지 못할 빅토리아의 아버지 알베르토(지안카를로 지아니니)로부터 빅토리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빅토리아의 가족은 멕시코에서 건너온 이민자 집안으로 외곽에서 광대한 포도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완고하고 권위적인 알베르토는 초콜릿 장수나 하는 애송이인 폴을 사위로 인정할 수 없다며 노기를 띠지만 빅토리아의 가족들은 폴을 환대한다. 원래 하루만 머무르기로 했던 폴은 가족들의 열렬한 환영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손길에 떠날 날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고아로 자란 폴에겐 가족의 품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농장 일을 돕는 동안 폴은 가족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한편, 이미 아내가 있음에도 상냥하고 사려 깊은 빅토리아에게 점점 마음이 끌린다. 끝까지 폴의 정체를 의심하던 알베르토마저 폴의 진심에 감복해 둘의 사랑을 축복하지만 두고 온 아내에 대한 책임감으로 폴은 결국 농장을 떠난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보니 아내는 외도를 하고 있다. 폴은 도리어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끼며 빅토리아에게 달려간다. 그런데 알베르토의 실수로 농장에 불이 붙고, 온가족이 뛰쳐나와 화재를 진압하려 애쓴다. 물론 폴도 함께다. 모든 것이 깡그리 타버린 잿더미 위에서 폴과 빅토리아의 가족들은 새로운 출발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