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90%가 사막과 황무지로 이루어진 척박한 나라, 아프리카 북서부의 모리타니. 특히 수도인 누악쇼트는 드넓은 대서양과 맞닿아 있어 풍부한 어종을 자랑한다. 그중 크고 모양이 좋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모리타니 문어’를 잡는 어부들이 적지 않은데... 매서운 파도를 견디기 위해 배를 가늘고 길게 뻗어있는 모양으로 만들었지만 파도가 센 날엔 대부분 해변에 묶여있다.
누악쇼트의 바다 근처에 있는 대형 어시장. 야외에선 갓 잡아 온 청어, 민어 등 신선한 생선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그러나 한국으로 수출한다는 문어는 어시장 안쪽으로 들어가야 보인다. 한 마리당 4kg 되는 문어는 상품 가치가 있는 만큼 값도 청어에 비해 10배나 비싸다. 그러나 놀랍게도 모리타니 사람들은 문어를 거의 먹을 줄 모른다는데...
이른 새벽, 배에 넣을 기름통을 챙겨 바다로 나가는 어부, 모하메드 선장을 만났다. 그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문어잡이 일을 이어받았다. 선장은 출항을 위해 길잡이를 해줄 GPS와 모터를 챙기고, 선원들은 거센 파도에 배의 중심을 맞추기 위해 각자 자리를 잡는다. 출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배에 불을 피우기 시작하는 선원들. 다름 아닌 에너지 보충을 위해 허브차를 즐기기 위한 것이다! 이는 300여 년 전부터 이어진 뿌리 깊은 풍습이다. 그뿐만 아니라 바다 위에서 기도를 잊지 않는다. 그렇게 마음의 준비가 끝나면 전날 던져 놓은 단지를 손으로 끌어 올린다. 이러한 조업방식을 모리타니에선 ‘아티자날(artisanale)’ 이라고 부른다. 100m의 밧줄을 위로 당기면 50개의 단지가 차례로 올라오는데, 만선을 기대하는 선원들과 그 결과는?
어부들이 잡은 문어는 곧바로 수출을 위한 가공공장으로 옮겨진다. 무게별 선별부터 영하 40℃의 온도에서 냉동까지 이어지는 작업. 모리타니 산업의 6~70%를 차지하는 수산업과 연관되어 있어 한창 수출량이 많을 때는 하루에 30~40톤까지 생산한다. 문어를 먹지는 않지만 그 누구보다 문어를 귀하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모리타니 사람들이다.
한편, 누악쇼트의 바다에선 또 다른 배가 출항에 나선다. 문어 말고도 다양한 물고기들을 가리지 않고 낚싯줄을 내려 한 마리씩 잡아 올리는데. 어부들에겐 배 안에 수시로 가득 찬 물을 퍼내는 것부터 시작해 배에 난 구멍을 막는 보수까지 늘 해오던 작업인 양 자연스럽다. ‘가츠’라고 불리는 돔부터 ‘제이’라고 불리는 보리멸, 가장 많이 잡히는 모리타니의 국민 생선 ‘포유’인 전갱이까지. 어창을 풍요롭게 가득 채우기 위해 하루하루 바다에 기대어 사는 어부들에게서 과연, 어떤 지혜를 찾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