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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큐프라임' 한국 신화를 찾아서  
작성일 2009-08-05 조회수 13426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한국의 신(神), 현대 그래픽으로 부활하다



EBS <다큐프라임> 한국 신화를 찾아서


1부  영웅의 시대

2부  한반도, 여신의 땅

3부  한반도 판테온

 

방송일시 : 8월 10일(월) ~ 12일(수) 밤 9시 50분


기  획 : 류재호 PD(526-7425)

연 출 : 조한선 PD(리얼리티비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는 현대 신화와 영상의 조합이다. 그렇다면 신화는 영화 속 이야기처럼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일까? 전해진 신화는 수많은 전설과 함께 영웅으로 남아 후대 사람에게 고난과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되어주곤 했다.

이쯤이면 이야기에 조상들의 지혜와 역사를 담은 ‘신성한 서술’이라고도 부를 만하다. 그럼에도 대접 받지 못한 우리의 토종 신화들을 EBS <다큐프라임> ‘한국 신화를 찾아서'에서 조명한다. 잊고 지냈던 이야기를 추적해 고대 한반도의 역사를 만나는 흥미로운 시간을 마련한다.


신화의 지문을 찾아 떠난 시간 여행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책과 애니메이션이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아이들은 절대적인 힘을 가진 그리스 신들의 모습에 매료되기도 하고, 이야기 속 교훈과 영웅들의 지혜를 가슴에 새기기도 한다. 이렇듯 먼 나라의, 그리고 까마득한 시절의 이야기 같던 신화는 우리에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날카롭게 다가와 우리 삶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우리를 매료시킨 서양 신화는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정작 우리의 토종 신화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혹 설화나 민담, 무가의 형태로 근근이 맥을 이어 온 이야기를 미신이라며 외면하지는 않았는가.

<다큐프라임> ‘한국 신화를 찾아서’는 우리 조상의 혼과 지혜를 담은 토종 신화의 맥을 짚어본다. 단군신화를 비롯해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탈출기와 무용담, 백제 건국에 얽힌 비류와 온조의 우애,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등 줄을 잇는 우리의 건국신화들.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이야기에서 벗어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본다.

그렇다고 우리 신화의 우월성을 말하지 않는다.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출발한 발걸음이 절로 서역과 만주, 몽골에 가 닿은 것처럼 하나의 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근 국가의 신화와 비교를 통해 우리 신화가 담고 있는 의미를 보다 총체적에서 읽기를 제안한다. 하나의 신화에 담긴 역사적 사실과 삶의 기록이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현대 그래픽으로 부활한 한반도의 고유신

한반도 고유의 신들에게 잃어버린 이름과 위상을 돌려주기 위한 첫 걸음은 그들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에 반영되었다. 그리스 신화가 시공간을 뛰어 넘어 널리 전해 진 데는 바로 신에 대한 이미지를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어서였다. 결코 소홀히 대접할 수 있는 우리의 신들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우리나라 및 중국, 동북아시아 고대의 벽화와 도상, 무속화 등에서 그 원형을 찾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 소박하지만 전통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애니메이션과 삽화를 통해 한반도 고유신의 아름다운 자태가 영상에서 부활했다.

또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나무꾼과 선녀’,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같이 그동안 소외되었던  구전설화와 무속신화 등 전설과 민담, 동화 형태로 전해지는 이야기도 다른 나라의 것과 비교해 들어 본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풀이되는 내레이션은 한 번도 접하지 못한 토종 신화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각 부 주요 내용>

1부 영웅의 시대  8월 10일(월) 방송

신화에는 늘 영웅이 등장한다. 우리 신화의 최초 영웅 ‘환웅’과 민족최초의 고대국가 고조선을 건립한 영웅 ‘단군’, 주몽과 박혁거세 등 역경과 고난을 슬기롭고 강한 의지로 극복한 이들은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존재로 기억되었다. 1부에서는 신화 속 영웅들을 불러내 한반도 영웅 신화의 계보와 그들 신화가 가진 의미를 되새겨 본다. 그중 주몽 신화에 주목한다. 가혹한 시련을 이겨내고 고구려를 창건한 그는 스스로 영웅적 업적을 쌓아 신성을 획득한 신화적 영웅이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문헌에서 나타난 주몽 신화에는 다른 점이 많아 팽팽한 논의를 주고받고 있지만 명쾌한 결론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제작진은 몽골과 만주의 전통 신화를 통해 실마리를 찾는다. 몽골의 신화적 인물 ‘코릴라타르타이 메르겐’는 ‘코리족의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과거부터 ‘코리’는 몽골인이 고려 또는 고구려인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부족의 견제를 피해 무리를 이끌고 이동해 몽골의 새로운 씨족공동체를 연 그 영웅은 과연 누구인가? 만주족 역사서인 <만주원류고>에 나오는 건국신화 ‘포고리옹순’ 역시 주몽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신성한 이야기로 추앙 받는 건국신화가 바이칼에서 몽골, 시베리아, 한반도로 이어지기까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의 상고사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넓고 아득한 것이 아닌지 가슴 뛰는 상상력에 힘을 실어준다.  


2부 한반도, 여신의 땅  8월 11일(화) 방송

서양 신화에는 매혹적인 여신들이 등장한다. 그리스의 아프로디테, 슈메르의 이난나, 인도의 칼리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근본적으로는 한 사람을 가리킨다. 생명과 재생을 관장하는 어머니 대모신의 형상인 것. 2부에서는 남성 위주의 신화에서 한 발 나아가 세계의 어머니라 할 수 있는 존재, ‘마고’로 불리는 여신의 원형을 찾아본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웅의 아내, 어머니 또는 그들의 딸로 변형되어 온 그녀의 행적을 쫒아간다.

한반도의 여신 중 주목할 만한 이는 유화부인이다. 우리가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은 주몽의 어머니이자 해모수의 아내인 평범한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고대 연구에서는 유화가 생명을 관장하는 물의 여신으로 환웅이나 단군에 앞서는 태초의 여신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실제 역사서에는 고구려가 주몽을 함께 그녀를 신으로 숭앙했음을 전한다.

주몽 신화와 비슷한 이야기를 갖고 있는 만주와 몽골의 신화 속 유화부인은 어떤 모습일까? 만주족의 창세신화 속 유화는 물거품에서 태어난 ‘아부카허허’로 불리며 세계를 창조하는 수많은 여신의 어머니이다. 또 버드나무를 생명을 탄생 시키는 어머니의 상징으로 믿는 몽골과 이 외 국가들의 신화에서도 여신들의 이름이 한결같이 ‘버들여인’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남성을 압도하는 아름다움과 원시의 생명력을 지닌 뛰어난 전사로서의 그녀들을 만날 수 있다.

 

3부 한반도 판테온(만신전)  8월 12일(수) 방송

신화를 통해 본 우리네 모습은 ‘한’을 강조한 그간의 민족 정서와 거리가 멀다. 그러나 변방 약소국의 역사를 이어오는 가운데 하나둘 신화의 무대에서 퇴출된 우리의 신화는 왜 힘을 잃게 되었을까?

신라의 국가제사에서 매우 크게 모신 ‘선도산 성모’가 불교가 성행한 진흥왕 시절 이후 신라의 건국신화에서 배제되고, 무한한 능력을 가진 홍천지역의 서구할미가 일개 ‘효자’에 의해 퇴치된 후 ‘구미호’로 신격이 추락하게 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 이유에 접근한다.

특히 인간중심, 중화사상을 강조한 조선의 유교 시대는 우리 신들의 수난시대였다. 무속을 나랏법으로 금했던 조선의 이념은 신화 속 주인공들을 패배자로 기록했다. 사회적 교리에 어긋난 신화는 변질되거나 폐기되어 후대에 전해지지 못하기도. 우리가 살아오면서 제대로 알아 볼 기회조차 잃어버린 신화가 많다는 점을 알려 주는 대목이다.

지난 시간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신화를 잃어버렸고, 그를 통해 우리는 어떤 가치를 잃어버린 것일까? 구성원의 정체성을 담은 생생한 역사 교과서인 신화. 그 속에 담긴 조상의 자연과 생명을 대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우리의 자화상을 들여다보는 과제는 미래의 한반도에 역사적 자긍심을 전해 주어야 할 우리의 몫이 아닐까.



<한국 신화를 찾아서>의 조한선 PD


Q1. 우리의 신화에 매료된 계기는 무엇인가?

- 세계적으로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는 현대 신화와 영상의 조합이다. 다른 나라 신화는 박사인데 정작 우리의 것은 모르는 아이들을 볼 때 마음이 무겁더라. 그리스 신화도 후대인들의 노력으로 미술 작품, 소설 등 차츰 살이 붙고 세월이 지나면서 멋있게 전해 진 거다. 멀티미디어 기술이 뛰어난 우리도 얼마든지 우리 신화를 문화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Q2. 다른 나라의 신화와 비교문화적 분석을 통해 전하고자 한 바는?

- 애초에 우리나라만의 신화만 소개하겠다는 국수적인 태도는 없었다. 우리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이야기가 인근의 국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더라. 이야기의 연계점에서 신화의 표준 모델을 발굴해 보는 의도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신화는 사람들이 살기 어려울 때 영웅과 창세 개국신화를 만들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기대오며 탄생되어 왔다. 여러 나라가 공통의 이야기를 가졌다는 것은 고대 시대에 비슷한 고난을 공유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나라 신화의 특성 또한 표준 신화의 전체적 구조에서 내다볼 때  진정으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3. 사라진 이야기와 역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 약 10개월간의 제작기간 동안 몽골, 만주, 바이칼, 러시아, 한국의 전 지역 등 고대사와 연관 있는 지역을 누비고 다녔다. 그중에는 중국의 동북공정 등 국가 정책에 따라 접근에 있어 폐쇄적인 지역도 있었고, 학자들 사이에 이견도 많아 이를 선별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야기는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걸 잊지 않았다. 현장에서 현지인의 삶과 역사를 통해 그 단서를 찾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Q4.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 신의 이미지 형상화에 중점을 둔 이유는 무엇인가? 

- 누구보다 이 프로그램을 방학 중 엄마와 아이가 같이 보았으면 한다. 사실 고대로부터 이어온 역사를 담고 있어 내용도 어렵고 전문가 인터뷰에도 어려운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고 쉽고 재미를 느끼도록 애니메이션과 삽화 등 다양한 편집 과정을 걸쳤다. 총 제작비를 모두 이에 쏟았을 정도다.


Q5. 진정으로 신화를 이해하기 위해 현대인은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 지금껏 우리는 신화를 교과서나 동화책을 통해 겉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역사적 사실에서 근거해 조상들의 입담에, 후대 사람들의 상상력이 발휘되어 차츰 발전해 온 신화에 애정을 갖고, 복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편견, 종교적 배타성을 버리고 신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관련 연구와 글, 문학 콘텐츠화가 재창조되어 현대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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