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를 꿈꾸는 이들에게 남부 네팔은 사막보다 뜨거운 혹염의 땅이다. 8,000m 영봉들과 힌두, 그리고 티벳인들의 한이 서린 끝없이 펼쳐진 평야와 정글들 사이에서 숨 쉬는 이들의 회한과 아픔. 그 뜨거운 숨을 여전히 몰아쉬며 살아가고 있는 가난한 자들과 그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는 네팔의 아이들. <나눔 0700> 제작진은 공사창립 11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로 NGO 최상위 지위를 얻은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와 함께, 그리고 굿네이버스의 홍보대사 배우 이정진 씨와 함께 ‘국경을 넘는 아이들’을 만났다.
70여 개의 군과 2만 3,000여 개의 마을들로 구성된 남부 네팔. 10년 전 노예해방으로 이제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네팔 정부의 무관심과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의 부재로 이들의 삶은 막막하기만 하다.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 위치한 꺼이랄리 지역은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이점으로 인해 남자들이 외지로 일을 하러간다는 이유로 부녀자와 아이들을 버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해, 날품을 팔아 생계를 잇는 고아와 과부들이 유독 많다.
<나눔 0700>은 오랫동안 종살이를 해왔던 ‘엑스 카마이야스’와 불가촉천민인 ‘달리트’ 아동들이 직면한 현실과 다양한 빈곤문제(노동, 인권, 교육의 부재, 질병 등)을 겪고 있는 아동들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더불어 굿네이버스 네팔 꺼이랄리 사업장의 다양한 복지사업들의 현장을 방문하고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만나보았다.
함께 동행한 이정진은 이곳에서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학교가 아닌 일터로 오가는 아이들을 만나고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타(Gita) 3남매는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가 에이즈로 사망한 불우한 가정의 아이들이었다. 그 중 한 아이는 선천적으로 다리를 절고 있었는데 이 아이들은 태어나서 한 번도 병원을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부모의 죽음 이후 마음을 닫아버린 동네 주민들의 차가운 눈길 속에서 언제 닥칠지 모를 에이즈 때문에 운명조차 알지 못한 채 동냥으로 삶을 연명해야 하는 기타 3남매와의 만남은 이정진과 나눔 0700 제작진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열세 살 안잘리(Anjali)는 벽돌공장에서 벽돌을 나르는 일을 해 엄마와 동생 4명을 부양한다. 하루에 1시간씩 40도를 훌쩍 넘는 흙길을 걸어가, 벽돌공장에서 하루에 1,000장 가까이 벽돌을 나르는 안잘리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집에도 가지 않고, 벽돌공장에서 자신의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벽돌을 나르고 있었다. 또한 나이조차 가늠하기 힘든 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는 상기타(Sangita)는 당장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세상에 의지 할 곳 없어 볏지붕이 썩어 들어가는 집에서 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슴 아픈 아동노동의 현실을 절감한 이정진은 한 시간 넘게 벽돌공장을 오가는 안잘리에게 분홍 자전거를, 노모와 어렵게 삶을 이어가는 상기타에게는 새 지붕을 이어주고 이들이 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이정진의 네팔 봉사활동은 6월 18일과 25일 양일간 낮 4시 30분부터 EBS <나눔 0700>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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