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에 대한 EBS 입장문
- TV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을 환영하며,
공영방송의 독립성 확보와 TV수신료 중심 재원구조 마련으로 이어져야 한다 -
TV수신료 징수 방식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핵심 재원으로 공영방송을 압박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지만, 1년 9개월 만에 되돌려진 것은 천만다행이다. 통합징수는 애초부터 납부자의 불편과 불필요한 비용 지출 우려를 낳았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아 준 국회, 언론, 제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는 수신료 분리고지가 얼마나 비효율성을 불러오는지 똑똑히 확인했다. 통합징수일 때 6.7%였던 한전에 지급되는 위탁비용이 분리징수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에는 최대 14.3%까지 치솟았다. 이때, EBS에 배분되는 비율은 2.8%에서 2.6%로 줄어들었다. 통합징수일 때 한전은 EBS보다 2배 이상을 수수료로 가져갔고, 분리고지일 때는 무려 5배 이상을 가져간 것이다. 그동안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지적이 반복되었다. 지금은 그런 지적으로도 담아낼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내몰렸다.
비정상적인 상황의 해법은 분명하다. 우선, 44년째 동결되고 있는 TV수신료를 현실화해야 한다. 최소한의 재원을 보장함으로써 시장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교양ㆍ교육프로그램을 공영방송이 계속 만들어가도록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공세에 국내 미디어 기업이 맥을 못 추고 있다. 공영방송이 받는 영향은 더욱 크다. TV수신료라는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공영방송다운 프로그램을 제작, 공급할 때 우리나라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문화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다.
TV수신료 운용에 대한 해법은 정파성을 떠나 매번 같았다. 선거 때면 후보들은 하나같이‘(가칭)TV수신료위원회’를 만들어 시청자가 중심이 되는 미디어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왔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판결에서 ‘수신료 금액의 1차적인 결정 권한을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춘 독립된 위원회에 부여하고서 국회가 이를 확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국가나 정치적 영향력, 특정 사회세력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하여는 적정한 재정적 토대의 확립이 필요함’을 확인했다. 미디어 학자들도 ‘수신료위원회’ 설립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징수 체계를 제자리로 되돌리는 것에서 나아가 수신료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헌법재판소는 재원 독립과 함께 조직이 독립될 때 공영방송이 방송프로그램의 자유를 누리고, 국가나 정치적 영향력, 특정 사회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고 확인시켰다. 그간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어 왔고, 최근 국회에서 법제화 중인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선은 그래서 중요하다. 지난 2000년 독립공영교육방송으로 재탄생한 이후 25년 동안, EBS 지배구조를 두고 벌어진 논란만으로도 EBS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얼마나 절실한지 명확해졌다.
EBS는 국민이 부여한 책무, 공사법 제1조에 명시된 사항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학교교육과 평생교육, 민주적 교육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다시 한번 수신료 징수방식이 제자리를 찾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고품질 프로그램과 서비스로 시청자들에게 보답할 것을 약속드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