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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글날 특집- 한국어를 찾는 사람들  
작성일 2006-09-28 조회수 19620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해외‘한국어’교육 현장을 찾아서 한글날 특집 EBS 특별기획「한국어를 찾는 사람들」 세계 속의 한국어, 배움과 실천 현장 취재
방송 일시 : 1부 한국어가 경쟁력이다 10. 9(월) 23:00~23:50 2부 한국어를 배운다, 나를 찾는다 10. 10(화) 23:00~23:50
담당 : 김동관 PD (019-226-9571)
○ 탄생 560돌을 맞는 한글. 이제 한글을 한국인만의 글이 아니다. 한국어를 찾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해외에서 한인 사회가 영향력을 가지게 되면서 한국어 역시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되었다. EBS는 국제 언어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성장하고 있는 세계 속의 한국어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한다. 특별기획 2부작 <한국어를 찾는 사람들>(연출 : 김동관)은 해외의 한국어 교육 현장을 찾아가 한국어가 세계 언어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와 함께 한국어를 통해 모국을 알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해외동포 자손들과 입양 동포들의 모습을 통해 한국어의 특별한 의미를 보여준다. [프로그램 주요 내용] 제1편 한국어가 경쟁력이다 미국 미네소타 어느 호젓한 숲속에 가면, 생각지 못한 한국어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숲속의 호수’라는 정겨운 이름을 달고 있는 이 마을에서는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모든 것을 한국어로 듣고 말하게 된다. 미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여름이면 이런 ‘숲속의 호수’ 캠프를 통해 한국어를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외국어 학습방법에서 벗어나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일단 몸으로 체험하며 익힐 수 있는 자유로운 학습방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학생들은 의외로 스스럼없이 들리고 보이는 대로 한국어를 구사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이 캠프에 참가하는 이들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한국 입양인, 한국 교포 2세나 3세, 그리고 일반 미국인까지 다양하다. 콘코디아 언어마을의 교육이념에 ‘언어교육’이란 말은 없다. 여기서 내세우는 것은 ‘지구촌에서 책임감 있는 훌륭한 시민으로 키우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어 마을은 ‘열린 세계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내걸고 있다. 자칭 한국어 마을의 ‘촌장’인 로스킹 교수는 말한다. 민족주의 안에 갇힌 한국어가 아닌, 세계 속에서 누구나 배우겠다는 동기를 얻을 수 있는 언어가 되었기 때문에, 한국어는 바로 세계어로서 배워야 한다고. 그리고 또 말한다. 최근 한국에 생겨나고 있는 영어마을의 1/10의 비용만 있으면, ‘숲속의 호수’를 임대가 아닌 영구적인 마을로 자리 잡게 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우리는 세계인들이 과연 한국어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우리는 세계인들의 축제, 월드컵을 통해서 그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지난 6월, 독일 현지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인 현장에서 한국어가 더 이상 멀기만 한 언어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독일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독일인들을 통해서 유럽 안에서도 한국어가 점점 학문적인 입지를 다져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어가 배울만한 동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곳에도 있었다. LA 한인타운에서 만난 외국인들이 ‘어서 오세요’, ‘괜찮아요’라는 말로 우리를 반겨줄 때,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한인사회가 뿌리내리고 있는 LA에서 한국어는 중요한 언어로 자리 잡고 있었다.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 한국어를 배웠던 이민 2세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더욱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게 되었다. 한인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바로 한국어는 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능력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제 한국어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교포사회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 되었다. 가족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 형식적으로 배웠던 주말 한글학교는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만 하고 자란 교포 2세와 3세들에게는 뒤늦게 한국어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이들은, 한국으로의 유학을 선택하기도 한다. 미네소타에서 만난 한 교포 2세는 자신의 미래에 한국어는 꼭 필요한 언어라고 말하며, 한국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제2편 한국어를 배운다, 나를 찾는다 호주 시드니의 한 학교에서는 주말마다 한복을 입고 한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있다. 5세 미만의 이 아이들은 평소에 영어를 쓰지만, 이 날만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 한국의 언어를 쓰게 된다. 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 ‘샛별학교’를 찾아 온 이들은 전혀 다른 피부색을 가진 양부모들이다. 이들은 한국 아이를 입양해 호주 국적으로 키우고 있지만, 아이들의 내면만은 한국인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자랐을 때, 자신이 호주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과 호주 두 나라 모두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 있는 한국 입양인들은 성인이 되면서 자신의 언어를 회복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미국으로 입양돼 미국인으로 살아왔던 작가 제인 정 트랜카. 그녀는 자신의 잃어버린 모국어와 정체성에 대한 소설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녀는 뒤늦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 알 수 없는 거친 소리를 자신의 모국어로 받아들이기까지 심하게 몸살을 앓았던 기억을 꺼내 놓는다. 한국 입양인 출신의 국제여자복싱 챔피언 킴 메써. 우리에게는 고난을 이겨낸 굳센 한국인으로 더 강한 인상을 심어준 그녀는 요즘 한국어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아직까지 서툴기만 한 한국어로, 그녀는 꿈을 꾼다. 한국에서 자신의 체육관을 운영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에서 키운 꿈을 한국에서 실현하는 것. 그것은 한국어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의 정애리 사무총장은 수많은 입양인들의 모국어 회복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언어를 통해 그 사회를 받아들인다는 자명한 사실 안에서,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모두 습득한 입양인들이야말로 두 나라를 이어주는 가장 확실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사실은 누구보다 입양인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스웨덴에서 만난 ‘입양인 협회’의 한국 입양인들은 스스로 자신의 모국어를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스웨덴 사회가 다져놓은 모국어 교육체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5명만 모이면 교사를 파견해 그 언어를 교육해주는 스웨덴의 모국어 교육. 그들은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배경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차후에 정체성 부족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또한, 모국어 학습은 스웨덴어 학습에 성호발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길고 척박했던 이민의 역사는, 오늘날 모국어와 정체성이라는 의미를 되묻고 있다. 40여 년 전, 생계를 위해 독일로 떠났던 광부와 간호사들. 그 이민자들의 자녀들은 자신에게 뿌리로 존재하고 있는 모국어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고 있다. 수아와 귀도를 통해 우리는 그 과정을 따라가 볼 수 있다. 또한, 미국으로 간 한국 입양인의 2세로, 세계적인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의 한국어 배우기를 통해, 우리는 그가 생각하는 모국어의 의미를 들어 보았다. 그는 자신을 키워 준 뿌리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하며, 언젠가는 한국어로 한국의 어린 음악가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금 막이 올라가는 그의 한국 연주회에서는 한국어로 그의 음악 이야기를 듣게 될 것 같다. [ 제작현장 이야기 ] 제작 현장을 두루 다니다보면 한국의 위상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진 사실과 더불어 의외로 많은 외국인들이 간단한 한국어를 말할 줄 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월드컵 개최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심어진 강렬한 인상이 큰 몫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독일 월드컵 기간 중에 거리 응원에 나선 각국 사람들에게 “오~ 필승 코리아”와 “대~한민국”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었다. 한국인들만 보면 그들이 먼저 외치는 소리다. 월드컵 응원을 위해 한국에서부터 만주와 러시아를 40여일의 대장정을 통해 독일에 도착한 한 응원단이 있었다. 그 응원단장의 말을 빌면 도중에 지나친 곳 어느 곳에서나 “대한민국”, “안녕하세요?”와 같은 간단한 단어와 인사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외국인의 입에서 한국말이 튀어나올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하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국과 프랑스의 월드컵 조별 리그 예선 경기가 끝난 후였다. 선전을 했지만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 아쉬웠던 터에 갑자기 한 외국인의 입에서 “아이, 어떡해, 어떡해, 속상해~”란 말이 나오는 순간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으며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묘한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이제는 한국어가 한국인의 모국어로만 존재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스쳐 지나갔다. 독일의 작은 도시 ‘예나'에서 만날 수 있었던 ‘한국어 슈팀티쉬(소그룹 모임)’를 보며 그러한 생각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매주 모인다는 20명 남짓의 이 모임은 한국인 유학생들과 독일인, 그리스인, 일본인에 이르기 까지 한국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모여 한국어로 말하기도 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이다. 만나는 순간부터 스스럼없이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시작해 대화 내내 한국어를 자주 섞어가며 대화하는 이들의 모임에서는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점차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당연히 모두 자칭 “친한파”들이다. 어느 순간 이들이 유창한 한국어 구사 능력을 보유하게 될 때 한국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게 된다. LA는 한국인재외동포가 많이 사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이 곳처럼 한국어가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곳도 없을 것 같다. 이곳의 한인사회는 이제 확실한 세력으로 성장했으며 정치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그 곳의 미국인들이 하다못해 조그마한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라도 간단한 한국어를 구사해야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워낙 많은 한국인 관련 업무를 처리해야 하다보니 경찰관과 시의원 보좌관 등 주요 요직에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이들을 채용하려는 추세가 점점 늘고 있다. 언어는 문화의 영역 확장의 최첨병이라고 한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주차장과 음식점 등에서 간단하게나마 한국어를 사용하는 미국인들을 보며 이미 LA는 한국의 문화영역권 안으로 들어왔다는 조급한 생각을 해본다. 한국어는 이렇듯 자신의 생활과 업무를 위한 도구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해외에 한민족의 영역을 넓히는데 가장 큰 몫을 하는 재외 교포와 잃어버린 자신을 부단히 찾고자 하는 해외입양 동포들에게 있어서는 한국어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취재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독일에 사는 혼혈 2세 귀도 린트너였다. 그는 파독 간호사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교포 2세이다. 외모 상으로는 한국인의 모습을 찾기 어려운 그에게서 한국어를 배워야할 동기를 쉽게 찾기는 어려웠다. 독일에서 그저 독일인으로 살아가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그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그가 처음 한국어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된 것은 5년 전 순천에 있는 외가댁을 방문한 후였다고 한다. 당시 한국의 정을 흠뻑 느끼고 간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한국인임을 깨닫게 됐으며 그 당시 느꼈던 언어 장벽에 대한 안타까움에 한국어 공부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전까지는 굳이 한국어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취재 과정에서 만난 그의 어머니 역시 그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았으며, 지금 이 순간에는 바로 그 점이 제일 후회가 된다고 했다. 틈틈이 한국어 공부를 하던 귀도는 독일에서의 한국어 공부가 원하는 수준을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생각에 한국행을 결심하고 지금 현재 1년 예정으로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에 들어와 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해야 하는 그에게 취업보다 더 절실한 게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의 한마디가 오랫동안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저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은 항상 제 뒤를 따라 다니는 그림자와 같습니다. 한국어를 알고 나서야 비로소 그 그림자와 대화를 할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어떤 동기에서건 한국어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필요성에 의해 점차 그 영역을 확장 시켜나가고 있다. 이를 더욱 확대시키기 위한 우리 스스로의 체계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국 미네소타주 콘코디아 언어마을에 위치한 ‘한국어 마을’ 촌장 ‘로스 킹’ 교수는 이런 점에서 한국어 지킴이의 전형적인 경우라 하겠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 하는 로스 킹 교수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한국어과 교수이다. 그는 매년 1학기 수업을 마치면 곧바로 미국 미네소타주 한국어 마을로 이동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미국인들과 교포 자녀들, 그리고 입양인들을 위해 한국어를 교육시킨다. 아무런 보수도 따르지 않는 이 일을 하는 동기에 대해서도 굳이 거창한 이유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좋아서 한단다. 한국에서 영어마을을 만들고 영어에 모두 빠져 있을 때, 영어의 본고장 미국 땅에서 그는 한국어 마을을 통해 한국어를 전파하고 있었다. 현재 다수의 다른 언어마을들이 영구부지를 확보한데 비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임시부지를 빌려 사용하고 있는 그에게서 들은 한마디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다. “한국은 지금 모두 영어에 미쳐 있어요. 한국의 영어마을하나를 짓는데 드는 비용이면 이 곳 ‘한국어 마을’을 10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도 임대가 아닌 영구적인 마을 말예요” 한국어의 세계화를 외치면서 정작 우리는 그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할 것 같다. 한국어는 이제 세계 언어로 거듭나야 한다. 이는 시대가 요구하는 바이다. 한국어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바이다. 한국어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을 위해 우리는 충분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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