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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큐프라임' 참매와 나  
작성일 2009-10-21 조회수 12673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참매와 함께 한 100일간의 기록


EBS <다큐프라임>  참매와 나


자연 다큐에 휴머니즘을 담다

21살 청년과 야생의 상징 ‘차매’의 100일간의 동거


방송 : 10월 26일(월) 밤 9시 50분 ~ 10시 40분


연출 : 김동관 PD (526-2682, 019-226-9571)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21살 청년 박상원씨(21)씨.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훈련시키는 응사(鷹師)의 아들이지만 아버지도, 아버지의 일도, 그리고 아버지가 키우는 동물들에게도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그가 ‘참매’와 동거에 들어갔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훈련장과 집을 오가며 매와 꼭 붙어 보내는 100일간의 기록을 EBS <다큐프라임> ‘참매와 나’가 그대로 담았다.

  군입대 전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시작한 참매와의 생활. 남들은 “아버지가 응사이니 그동안 본 것만으로도 보통은 하겠다” 했지만 처음엔 손도 대지 못했다. 과연 매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참매와 소통하고,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염려스러웠다. 그러나 100일이라는 시간은 참매와 상원씨에게 많은 이야기를 선물한다. 

  그러나 예로부터 참매는 절대 길들여지지 않는 새라고 했다. 언제라도 야생으로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새다. 100일 후 상원씨는 야산 가장 높은 곳을 찾아 친구를 보내준다. 상원씨의 얼굴에 만감이 교차한다.

  휴머니즘이 담긴 자연다큐멘터리 ‘참매와 나’는 26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아버지와 나 그리고 그 녀석 참매와의 100일간의 기록


                      아버지와 나 사이엔 언제나 참매가 있다


매사냥. 옛 그림 속에서나 나올법한 이 고색창연한 낱말이 직업인 사람이 나의 아버지 박용순이다.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8호. 매를 부려 꿩과 토끼 등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응사(鷹師). 아버지 박 응사(鷹師)는 대전 동구 이사동에 ‘고려응방’이란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를 세우고 낮에는 송골매, 참매 등을 훈련시키며, 밤에는 응골방(鷹鶻方)등 옛 문헌속의 매사냥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나는 평범한 대학생. 매사냥이 왜 21세기까지 전해 내려왔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간다. 안 그래도 야생 짐승이 살기 힘든 세상인데 사냥이라니...그건 잔인한데다가 동시에 다른 생물에 대한 이해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태도다. 그런 일을 아버지는 40년이나 해왔다.



                아버지는 언제나 말이 많고 나는 언제나 할 말이 없다

                    아버지는 책을 읽고 나는 음악을 듣는다

              아버지는 언제나 같은 옷을 입고 나는 언제나 옷을 갈아 입는다


그냥 아버지는 다른 사람이다. 평생 매사냥에 빠져 가정이라곤 돌볼 여력도 없었던 사람. 가족보다는 매가 중요한 사람. 나는 그게 싫어 참매 근처엔 가지도 않고 살았다. 그런데 영장이 나왔다. 3개월 후면 입대. 아버지는 이번 겨울에도 매사냥 준비에 여념이 없다. 대전시 무형문화재가 된 지 10년인데, 아직까지 매사냥 이수자 하나 못 냈다. 매사냥에 관심이 있어도 개인이 매를 소유하거나 포획하는 것이 금지가 돼 있기 때문에 배워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나마 요즘 사람들은 응사(鷹師)라는 직업에 호의적이지 않다. 전통의 맥이 끊어지겠다며 이 관청 저 관청 찾아다니는 아버지만 딴 세상 사람이다.

입대 영장이 나온 날, 나는 아버지에게 매사냥 전수를 받아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주야불이수(晝夜不離手) , 인중다처(人衆多處)

매쟁이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태어난다

                        

처음 삼일간은 쳐다만 봤다. 손등에 올리는 것조차도 힘이 든다. 밤에는 함께 잠을 잔다. 매를 길들이는 응사(鷹師)는 밤이나 낮이나 매와 떨어져서는 안 되고, 사람 많은 곳에 매를 데리고 나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줘야 한다. 낮에는 팔뚝에 기르고 밤에는 등불을 밝혀 기른다. 매와 응사(鷹師)는 둘이 아니라 하나다. 아버지 박 응사(鷹師)가 못에 귀에 박히도록 하는 말이다. 개도 길러봤지만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조금만 소홀하게 해도 아버지 박 응사(鷹師)의 긴 잔소리가 이어진다. 참매 똥도 치워야하고, 참매 먹이가 되는 메추라기도 키워야한다. 냄새도 너무 심하고 무엇보다 갓난아기처럼 잠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된다. 그만두고 싶다.       



        매는 아버지고, 전통이고, 구식이며,

        말이 통하지 않는 그 모든 것  


손밥 먹이기, 줄밥 훈련...훈련의 강도는 날마다 세 진다. 참매 녀석은 어떤 날은 말을 잘 듣다가 어떤 날은 전혀 안 듣고 속을 썩인다. 때때로 참매를 데리고 시내에도 데리고 나간다. 내가 아니라 참매가 나를 길들이고 있다. 이 천하의 고집쟁이, 벽창호, 오만한 짐승을 길들여 꿩사냥을 시킨다!!! 과연 가능한 일인가.

                               

                

매사냥

우리나라는 고조선시대 만주의 숙신족으로부터 전수받았다고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다. 황해도 안악군 ‘안악 1호’ 고구려 고분벽화와 중국에 있는 ‘삼실총’, ‘각저총’, ‘장천1호’ 등의 고구려 고분벽화에 매사냥 장면이 등장한다. 일본의 역사서 서기(書紀)에는 백제의 귀족 주군(酒君)이 일본 왕실에 매사냥을 전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고대국가의 왕과 귀족의 레저였던 매사냥은 고려시대에 절정을 이루며 조선시대에도 이어졌다. 고려의 충렬왕 때부터는 매사육과 매사냥을 전담하는 관청인 응방(鷹坊)이 생겨나 조선조 숙종 때까지 이어졌다. 중종이후 왕실이 쇠락하면서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매사냥은 일반백성들도 즐길 수 있는 오락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매사냥은 이 땅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산업화 도시화로 매사냥에 이용되는 참매, 송골매, 새매들이 사라지고 있는 탓도 잇지만, 생계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전통문화를 이어갈 뚜렷한 계승자가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대전시의 박용순 응사(鷹師)와 전북 진안군의 박찬유 응사(鷹師) 두 명만이 전통 매사냥의 명맥을 잊고 있다.



응사(鷹師)

매와 매사냥에 대한 오랜 경험으로 인해 이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있는 사람. 응장(鷹匠)과 혼용하여 쓰기도 하나 응장(鷹匠)은 매를 조련하고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는 응사(鷹師)의 명칭이 더 적합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대전시의 박용순 응사(鷹師)와 전북 진안군의 박찬유 응사(鷹師) 두 명만이 매사냥 문형문화재 보유자로서 전통 매사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무형유산으로서의 매사냥

매사냥은 기원전 4000년 전부터 중앙아시아 지역 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상지인 아랍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세계 50여 개 나라에 걸쳐 약 30,000명 정도가 매사냥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애초에 식량 획득 수단으로 시작된 매사냥의 역사는 농경의 역사보다 오래됐으며 인류의 공동 문화유산으로 어렵게 명맥을 유지해왔다. 총기류의 발명과 각국의 도시화, 산업화의 진전에 따라 효용성을 상실해가며 사라질 위기에 처해왔으나 최근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보존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 8월말 한국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와 프랑스, 벨기에, 모로코 등 10여개 국가들이 공동으로 매사냥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위해 유네스코 본부에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신청에 따라 내년 5월 유네스코의 요건 심사를 거친 후, 9월경 국제심사위원회에서 등재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각국마다 고유한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매사냥의 특성 상, 내년 9월 경 한국의 매사냥이 올해에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처용무 등에 이어 내년에도 대표 목록에 그 이름을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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