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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영화특선' 거장 김기영 감독 문제작 하녀 / 충녀  
작성일 2009-07-30 조회수 13393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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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BS <한국영화특선>

거장 김기영 감독 문제작 2편 방송




<하녀>, <충녀> 2일과 9일 방송


방송 : 8월 2일, 9일 밤 11시 10분


기획 : EBS 글로벌팀 오정호 PD(526-2569)



EBS 한국영화특선은 한국영화의 거장 김기영 감독의 최고의 문제작 2편 <하녀>(8월 2일 밤 11시 10분, 19세), <충녀>(8월 9일 밤 11시 10분, 19세)를 방영한다.

<하녀>와 <충녀>는 1960년, 1972년 작품으로 각각 제작된 지 49년, 37년이 지난 작품들이지만, 김기영 감독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그 중 <충녀>는 공중파 최초의 방송이며, 원본 필름이 유실되어 스페인어 자막본으로 방영된다. (제 5회 시체스 국제환상공포영화제 공식 상영작)

또한 김기영 감독은 발랄한 하이틴 이미지의 배우 윤여정에게서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고, <충녀>와 <화녀> 등에 연달아 주연으로 기용했는데, 윤여정에게 김기영 감독에 대한 에피소드도 들어볼 수 있다.


이은심 주연의 <하녀>는 한국영화의 새롭고 독특한 지평을 열어보인 스릴러같은 멜로드라마로, 김기영 감독의 많은 영화에서 등장하게 될 여성 인물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영화다. 급속한 산업성장과 도시화로 인해 전근대와 근대가 충돌하고 가족제도가 변화하던 시기. 중산층 가정 내부에 존재하는 ‘불안’은 가정을 위협하는 하녀와, 거기에 끌려들어가는 가부장의 파멸로 그려진다. 그로테스크한 욕망의 화신으로서의 하녀는 기존의 한국영화 속 관습적인 여성상의 재현과는 달리,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성의 문제가 단순한 쾌락의 문제가 아닌 생존투쟁의 양상을 띠고 나타난다. <하녀>의 영화적 공간은 연극적이고 폐쇄공포증적으로 그려지는데 재봉틀 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아내와 아이들이 상주하는 1층과, 낯선 젊은 여성들의 공간(피아노 방과 하녀 방)인 2층, 그 사이를 잇는 계급과 의식․무의식(환상)을 가로지르는 죽음의 공간인 ‘계단’의 미장센 활용이 뛰어나다.


윤여정 주연의 <충녀>는 아버지와 정상적인 가정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닌, ‘대물림된 첩의 자식’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명자의 욕망을 설명한다.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남자를 둘러싼 처첩간의 소유 욕망은 시간(12시 기준)과 공간(두 개의 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한 남자를 유형의 재산처럼 분배하고자 하는, 위협적인 여성상들을 그려낸다. ‘충녀(蟲女)’ 라는 제목과, 영화의 프롤로그·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생물학자(교미 후 수컷을 잡아먹는 암컷 사마귀에 대한 공포), 그리고 쥐에 대한 묘사 등에서 드러나듯 곤충, 번식, 생존에 대한 ‘해부학적’ 접근은 권위를 상실한 ‘퇴행적 남성상’과 부르주아 가정에 만연한 위태로움 등을 보여준다.


영화의 중반 이후 등장하는 ‘알사탕 정사장면’은 소도구를 직접 선택,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기영 감독의 개성이 잘 살아나는 대목이다. 사탕색깔과 조명, 사탕이 유리판에 부딪히면서내는 사운드, 몸에 달라붙는 촉각적 끈적임 등은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의 ‘뻥튀기 기계 정사장면’ 과 함께 기묘한 섹슈얼리티를 발산해 컬트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주검의 상자>(1955)로 데뷔한 김기영 감독은 <양산도>(1955), <초설>(1958), <10대의 반항>(1959) 등 초기영화에서는 리얼리즘 성향의 작품을 주로 만들었으며, 이후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하녀>, <화녀>, <충녀>, <육식동물> 등 '여성'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왜곡된 욕망과 광기로 점철된 현대의 일상을 탁월한 스타일로 그려내며 한국 컬트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당대 사회를 반영한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 김기영의 '여성' 시리즈는 가부장제 가족 내에서 남성의 무능과 여성의 욕망 등을 주로 그려내며 산업화와 근대화가 추구했던 발전논리나 윤리적 엄숙성을 조롱한다. 특히 표현주의적 조명과 세트, 문어체투의 대사 등의 특징을 띠며 당시 주류 영화의 관습들과 거리를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김기영 감독은 1997년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김기영 회고전 개최 이후 재조명되었지만, 이듬해인 1998년 자택에서 일어난 화재사고로 불시에 팬들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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