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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기행' 진안  
작성일 2009-11-17 조회수 12298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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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

 

섬진강 줄기가 시작되는 곳, 진안을 가다


EBS <한국기행> 진안(鎭安) 편


1부 아버지의 가을  /  2부 방앗간의 하루

3부 어부가 된 산골 사람들  /  4부 가을의 기억, 마이산을 가다

5부 완행버스를 타다


방송 : 11.23(월) ~ 11.27(금) 밤 9시 30분 - 9시 50분


기획 : 류재호 PD (526-7425)

 연출 : 김준태 PD(허브넷)



호남평야의 지붕이자 섬진강 줄기가 시작되는 땅, 진안. 예로부터, 해발 700미터 마이산의 품에 자리 잡아 “진안고원”으로 불려온 곳이다. 오랜 시간 내륙에 있으면서도 섬같이 여겨지던 외진 골짜기, 진안을 EBS ‘한국기행’이 소개한다.   

11월, 깊어진 가을에 찾아간 진안은 어떤 모습일까? 백두대간 호남의 정맥, 마이산에서 출발한 여정은 산비탈마다 감 수확으로 여념이 없는 풍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몇 해 전 수몰된 산골 호수의 슬픈 사연으로 계속되는데... 고원 골골이 자리 잡아 더욱 궁금한 진안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가본다.


1부. 아버지의 가을
가을의 진안은 감빛으로 먼저 온다. 운장산 자락에 위치한 학동마을은 발길 닿는 곳마다 감꽃들로 풍성한데... 산세가 거칠고 토질이 척박하여 씨 없고 달기로 유명한 학동마을 반시는 매년 가을 한철 만여 톤을 수확한다. 11월 중순, 첫서리 내리기 전 익은 감들이 무르기 전 수확을 마쳐야 하는 까닭에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마을. 마을 주민들은 하루 수십 번씩 경운기를 타고 산길을 올라 다시 지게에 의지에 산비탈 감밭으로 향한다.

그 시간, 할머니들은 마당마다 둘러 앉아 감을 깎고, 감덕에 곶감 널기에 여념이 없는데.... 자식들 가르치고 출가시킬 밑천으로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 감을 따고 손이 닳도록 깎고, 널고, 손질해 장에 내다팔았다는 산골마을 효자노릇 감나무.

평생 감과 함께했다는 올해 일흔 둘 최창석 할아버지의 집 처마에도 가을 햇살과 바람에 곶감이 햇볕에 익어가고 있다. 여름내 화전을 일궈 콩을 거두고, 겨울이 올 때까지 감을 말린다는 할아버지. 가난한 시절, 4남매와 아내의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해준 감은 할아버지의 어깨에 올려진 가난의 무게를 함께 져왔다. 깊어가는 가을밤, 군불을 지피며 환갑 나이 먼저 세상을 뜬 할머니를 그리는 최창석 할아버지의 옛이야기를 들으며 300년, 가난한 산골마을 사람들의 감에 얽힌 이야기를 만나본다.


2부. 방앗간의 하루

들녘의 모든 길이 방앗간으로 이어지던 시절. 나락 수확이 성한 반송리 원반마을에선 밤낮없이 탈곡 발전기 돌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1월. 금싸라기 같은 산골 개간지에서 알토란같이 벼 수확을 하는 사람들. 예전 같으면 소달구지를 타고와 물레방아에서 나락을 빻았겠지만, 이제는 경운기에 수확물을 싣고 방앗간을 찾는 사람들조차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 됐다.

분필 칠판에 장부를 적고, 알곡을 쏟아내던 20여 년 전. 이제는 왕왕 돌아가던 기계에도 기름칠을 안 한지 오래, 방앗간 안 모든 것들이 뽀얀 먼지로 쌓여있다. 마을 고샅길, 30년째 방앗간을 지키는 예순여섯 박명곤 할아버지. 한때 전성기가 있었다지만 박씨 할아버지의 올 방앗간 매출은 겨우 쌀 세 가마니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대로 업을 삼았던 일이기에 차마 방앗간 문을 닫지 못한다는데... 박명곤 할아버지에게서 듣는 오래된 진안 들녘의 추억담과 함께 방앗간의 하루를 찾아가 본다.


3부. 어부가 된 산골 사람들

진안의 구곡마을에는 10년 전 고향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 네 가구가 살고 있다. 전라도의 젖줄이 된 거대한 호수, 용담호. 용담호의 수몰로 평생 지키던 집과 전답을 놓고 떠나온 수몰민이 바로 그들이다.

산골마을 어귀에선 생경하기만 한 풍경, 빨랫줄마다 널린 어구와 그물... 서툰 손길로 그물을 손질하는 이종길씨는 수몰로 살던 집과 전답을 잃고 직업마저 바꾸게 됐다. 불과 10년 전, 그물질 한번 해본 적 없는 천상 농부였던 그는 이제, 동트는 새벽 무렵이 되면 노를 젓어 호수로 나가는 어부가 되었다. 살던 집 위에서 고기를 잡아 올리며 생계를 꾸려가야만 하는 생활. 그러나 아직도 그의 집 뒤뜰엔 먼지가 소복한 탈곡기, 경운기, 지게가 그대로다.

수몰과 함께 다시는 고향을 찾지 않겠다면 모진 마음으로 떠났지만 불과 2년만에 고향에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이종기 할아버지. 옛 살던 집터 가장 가까운 자리에 집을 짓고, 매일같이 옛 집터를 찾아가 본다는 할아버지는 오늘도 단란했던 마을과 사람들을 추억한다. 물속에 수십 년 아련한 사연이 잠긴 곳. 육지가 하루아침에 호수가 된 상전벽해의 마을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4부. 가을의 기억, 마이산을 가다

예로부터 전라북도에서도 가장 산골마을을 말할 때 <무진장>이라 불렀다. 무주, 진안, 장수를 일컫는 말이다. 가파른 산능선을 따 진안으로 들어서는 길. 그 길목에 눈에 띄는 산이 하나 있다. 마이산이다. 말의 귀를 닮았다하여 이름 지어진 산. 하지만 겨우 680미터에 불과한 이 산은 진안 사람들에게 단순한 산이 아니다. 진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고샅길 느티나무 같은 산이었으며, 산골 살이 애달픈 감정을 의탁하면 신앙의 상징이기도 했던 것이다.

가을 낙엽을 밟으며 찾아가는 11월 초순의 마이산 가는 길. 탑산 천불천탑의 그 오묘한 인간의 염원을 헤아리다 보면 천년 묵은 청실배나무 그늘에 땀을 식히게 된다. 바다였던 곳이 수억 년 전 융기해 생겨난 타포니 지형의 마니산. 그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진안골의 가을 이야기. 한때는 농로였으나 이제 호젓한 산책길로 변해 도시인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마실길에 얽힌 이야기와 오래된 느티나무에 관한 단상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5부. 완행버스를 타다

뽀얀 먼지를 길게 매달고 신작로를 달리던 것이 있었다. 검붉은 얼굴의 운전수에 남진, 나훈아의 노래가 매번 흘러나오던... 가로수 속을 달리던 것이 있었다. 시골 완행버스. 아스팔트가 동네 곳곳으로 이어진 오늘날, 그런 풍경은 이제 머리 속 아득한 과거의 한 부분에서 아련하게 남아있을 뿐이다. 섬처럼 산골 곳곳에 남아있는 시골마을. 그 섬같은 시골마을을 이어주는 완행버스. 버스 속에 들어있는 풍경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의 추억과 기억을 자극한다.

어렵게 농사지은 고추 한 광주리를 이고 장에 나가는 할머니가 있는가하면 농약 값이며 농협 융자금 갚으러 가는 우리들의 아버지가 있다. 문명이 세상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여전히 운전수와 마을 사람들이 하나가 돼 호젓하면서도 정감 있게 살아가는 완행버스 속의 풍경! 그 풍경과 진솔하게 만나는 지점. 그 지점이 우리가 고향을 바라보는 아득한 기억의 소실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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