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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의 눈물겨운 겨울나기

EBS <하나뿐인 지구>

방송 : 3월 10일(목) 밤 11시 10분

기획 : 외주제작부 김한동 PD

강원도의 야생동물이 위험에 처했다. 폭설 속에서 먹이를 찾지 못해 굶어 죽거나,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왔다가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야생동물을 옭아매는 올무와 창애. 불법 엽구로 인해 강원도의 야생동물들은 지금 살아남기가 너무 힘겨운 상태다.

EBS <하나뿐인 지구>는 E100년 만에 강원도를 덮친 기록적인 폭설과,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기승을 부리는 밀렵으로 인해 야생동물이 고통 받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 먹이를 찾아 민가에 내려온 고라니 부부의 비극

폭설로 눈 덮인 산속에서 먹이를 찾지 못한 고라니 부부.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오는데, 민가에서도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결국 고라니 부부는 마을 근처에서 탈진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이것을 목격한 마을 주민이 고라니를 살리기 위해 수액치료까지 했지만 결국 암놈은 죽고  만다. 살아남은 수놈고라니는 혼자가 되어 산으로 돌려보내지는데...      

◈ 올무에 걸린 노루 구조!

          하지만 끝내 안락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밀렵감시단은 산속, 올무에 걸려 고통 받는 노루를 발견한다. 노루의 허리를 조이고 있는 올무는 발버둥 칠수록 몸 속 깊게 들어가 노루에게 큰 상처와 고통을 주고 있다. 밀렵감시단은 발견 즉시 노루 허리를 조이고 있는 올무를 제거하고 놓아주지만 일어서지 못하는 노루. 결국 가축병원으로 데려오지만 극심한 스트레스와, 올무로 인해 이미 척추신경까지 다쳐, 다신 일어설 수 없게 돼버렸다. 야생에 사는 노루가 일어설 수 없게 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계속된 치료에도 호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고통만 받고 있는 노루에게 수의사는 마지막 처방인, 안락사 주사를 놓을 수밖에 없게 된다.

◈ 모두를 힘겹게 만드는 폭설,

            하지만 밀렵꾼에게는 사정이 다르다?

어느 계절보다 밀렵이 극성인 겨울! 밀렵꾼들은 눈이 온 뒤, 쌓인 눈 위로 야생동물의 흔적들이 남아 쉽게 야생동물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야생동물은 눈에 덮여 먹이를 찾을 수 없는 겨울 산에서 먹이가 놓인 창애에 더욱 쉽게 유인당해 걸려들고 만다.

강원도 산속에서 불법엽구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밀렵감시단이 매일 제거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올무와 창애!

설치된 올무 하나에는 언젠가 야생동물이 걸려들기 때문에 산속에 놓인 올무만큼 야생동물의 개체수는 줄어들게 되어있다. 또한 올무는 야생동물을 가장 고통스럽게 죽음으로 모는 밀렵행위이다. 이러한 불법엽구가 강원도 산자락에 끊이지 않고 설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밀렵은 왜 줄어들지 않는 것일까?

야생동물이 몸보신에 좋을 것이라는 맹신, 이것은 야생동물들을 위험으로 모는 이유이다. 몸에 좋다는 이유로 야생동물에 대한 수요가 있기에 밀렵꾼들의 밀렵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효능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기생충 감염과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야생동물들에게 유난히도 힘겨운 2011년 겨울, 야생동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나섰다. 눈 덮인 산속 곳곳에 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사를 통해 사료나 고구마 같은 먹잇감을 놓아주기도 하고 끊임없이 설치되는 불법엽구를 찾아 제거한다. 또한 산속 깊은 곳까지 밀렵감시를 알리는 리본을 나무에 달아 밀렵꾼들에게 경각심을 높이게 하는 것!

이미 한반도에 많은 동물들이 인간에 의해 멸종을 당했고, 이제는 야생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