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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풍경' 다운증후군 지용군의 캠퍼스 일기  
작성일 2009-03-26 조회수 12788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다운증후군 지용이의 캠퍼스 일기



EBS‘희망풍경’3월 27일 방송



장애 딛고 토이디자인 공부하는 장애 아들 위해

캠퍼스 생활 함께하는 어머니 사연



방송 : 3월 27일 밤 10시 40분 ~ 11시 10분


기획 : EBS 문현식 PD (526-2828)

연출 : 채널5 신창민 PD (011-9650-8773)



캠퍼스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꽃피는 춘삼월. 천안의 한 대학교에는 유독 눈에 띄는 캠퍼스 커플이 있다. 얼핏 보기에도 나이 차이가 많아 보이는 외모도 외모이거니와 대화를 주고받는 품새가 가히 예사 커플 같지가 않은데. 이들은 바로 다운증후군 대학생 지용(최지용, 21, 다운증후군) 군과 그런 아들을 위해 기꺼이 학교에 동행해 주는 엄마 김정옥(53) 씨다.

EBS ‘희망풍경’은 올해 2월 전문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편입에 성공해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그야말로 새 출발을 하고 있는 지용 군의 학교생활을 소개한다.


지용군은 한껏 들떠 있는 마음 한편으로는 전공마저 토이디자인과로 바꾸고 난생처음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없는 것이 아니다. 미술에는 남다른 재능을 보이지만, 강의실도 찾아야 하고 돈 계산도 해야 하는 그림 밖 세상은 아직 지용 군에게 혼란스럽기만 하다는데. 이것이 바로 엄마 정옥 씨가 당분간 아들과 함께 캠퍼스 생활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지용 군을 위해 엄마가 또 한 번 팔을 걷어붙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편의점. 돈 계산도 익히게 할 겸, 또 장애가 있는 아들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에  정옥 씨는 몇 해 전 편의점을 개업했다. 청소나 진열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모범아르바이트생이지만 계산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지용 군. 뭘 잘못 눌렀는지 눈치 없는 기계마저 요란하게 울어댄다. 오늘도 역시나 실수 연발. 손님 앞에서 명색이 모범아르바이트생 체면이 말이 아닌데.


오늘은 대학생 지용 군에게 특별한 날이다. 오늘부터는 엄마와 함께가 아니라 지용 군 혼자인 것. 캠퍼스 한가운데 그야말로 홀로 선 지용 군. 강의실 찾기며 음료수 사먹기며 모든 것이 도전이고 모험인 날. 게다가 오늘은 듣기만도 어려운 수업에 발표까지 해야 한다.

지용군은기숙사 생활도우미를 비롯해, 숙제 도우미, 수업 도우미 등 많은 친구들의 도움을 얻고 있다.

수업이 끝나면 기숙사 방에 들러 컴퓨터 게임도 하고, 음악을 들으며 캠퍼스를 걷고, 저녁을 먹고 숙제를 한다. 평범해 보이는 대학생활이 지용 군에게는 남들보다 몇 배나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적응하며 노력하는 중이다. 다만 의사소통이 편치 않으니 아직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어 혼자 돌아다니고, 하루에도 수차례 엄마의 확인전화를 받으며, 도우미 친구와 숙제를 하다가도 밤 9시가 되면 친구 집에서 그대로 잠이 들어버리는 모습이 비 장애인 학생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숙제를 마치고 오늘은 그동안 준비해 온 자료를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날이다. 지용 군이 준비한 내용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점심식사 후 교정 벤치에서 열심히 발표연습도 했다. 그러나 따스한 봄바람과 졸음을 못 이기고 깊은 잠에 빠지고 마는 지용 군. 수업 10분 전, 제작진이 깨우지 않았더라면 수업을 놓칠 뻔했다. 교실로 뛰어 들어가 겨우 자리에 앉고 나니 이제야 서서히 긴장이 몰려온다. 교실의 불이 꺼지고 모듬조를 짜서 자료를 준비한 학생들이 발표를 시작한다. 드디어 발표차례가 된 지용 씨. 반 친구들의 시선이 모두 지용 군에게 몰리자 더욱 고개가 바닥을 향한다. 말이 어눌한데다 목은 바짝바짝 타고, 긴장해서인지 아까 연습 때보다 더 더듬게 되니 목소리는 한없이 작아지고 만다. 지용 군을 위해 급히 마이크가 설치되고 그래도 친구와 교수의 격려 덕분에 겨우 발표를 마칠 수 있었다. 자리로 돌아온 지용 씨, 땀을 잔뜩 흘리며 책상에 엎드려 한참동안 긴장을 풀어야했다. 힘들었지만 이렇게 지용 군의 하루가 또 서서히 지나갔다. 


엉뚱한 생각과 재미있는 발상으로 지용 군이 있으면 어디든 웃음 떠날 날이 없다.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조금은 느리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 지용 군. 그의 유쾌하고도 특별한 봄맞이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용이가 출연하는 <희망풍경-학교가는 길>은 행여 길을 잃을까 노심초사하는 엄마의 시선이나 동정 섞인 눈으로 장애인을 보는 사회적 시선이 아닌, 지용이가 잘하는 것, 지용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더디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바로 그런 모습이요.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한 구성원으로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신창민 PD는 말한다. 이것이 바로 EBS <희망풍경>의 시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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