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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망풍경' 그 섬에는 천사가 산다  
작성일 2008-10-28 조회수 13597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풍도에서 만난 천사와 선생님


EBS '희망풍경' 그 섬에는 천사가 산다


장애 있는 제자 위해 2년째 방문 수업해 주시는 선생님과 제자 이야기


방송 : 10월 31일(금) 밤 10시 40분 ~ 11시 10분


기획 : 채널전략팀 문현식 PD (526-2828)

연출 : 오천명 PD (채널5, 011-9948-9728)


 

하루에 단 한 번 배가 다니는 경기도 안산의 풍도. 매 주 월요일이면 열일곱 살 소녀가 부둣가에서 선생님을 기다린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정방문을 해주시는 선생님과 그 선생님을 부둣가에서 기다리는 서미연(17, 뇌병변장애 1급)양의 이야기가 EBS '희망풍경‘을 통해 소개된다.


오늘은 선생님 오시는 날!

부둣가는 언제나 섬으로 들어오는, 섬을 나가는 사람들로 붐빌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길게 줄지어 섬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빠져나갔을 때쯤, 미연 양의 얼굴이 환해진다. 육지에 있는 중학교로 매번 등교하기 힘든 미연 양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직접 풍도를 방문하는 김동선 선생님(안산대부중, 43). 선생님은 처음 미연이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안산까지 힘들게 학교를 다녀야 하는 속사정을 알고 직접 방문 수업을 자청했다.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미연이의 모습이 선생님을 섬까지 찾아오게 하는 힘이 되었다. 


제자가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돌다리가 되어

매주 월요일 마다 선생님이 풍도를 찾아온 지도 벌써 일 년 반. 월요일 아침만 되면 일찍부터 부둣가에 나가 선생님이 올 때까지 하염없이 먼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이제 미연 양에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언제나 새로운 소식들을 잔뜩 가져다주는 선생님은 미연 양에게 큰 산 같은 존재. 섬 밖에 모르던 미연 양에게 선생님은 섬 밖 세상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었고, 휠체어까지 지원받게 해주어 미연 양이 세상에 나갈 수 있는 돌다리를 놓아주었다.

수업 커리큘럼도 미연 양의 수준에 맞춰 직접 짠다. 미연 양의 지능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수학시간엔 주로 사칙연산을 연습하고, 국어 수업은 받아쓰기 수업이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조급한 마음에 숙제도 많이 내고 꼬박꼬박 시험도 치고 그랬지만, 미연 양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일주일을 기다려 만난 미영 양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선생님의 배려다.

미연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은 미술이다. 그녀의 수업시간은 좀 특별하다. 보통의 학생들처럼 꽉 막힌 교실에서 과일 몇 개를 가져다 놓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푸른 바다, 낮은 키를 맞춘 오밀조밀한 집들이 모여 있는 섬, 풍도가 미연이의 교실이자 스케치 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가장 큰 바람은 미연 양이 ‘자립’하는 것이다. 그래서 휠체어나 보조기구 등도 지원 받아주고, 조금씩이지만 수업도 하면서 미연이가 스스로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앞으로도 여건이 되는 한 미연 양 곁에서 돕고 싶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쯤부터는 좀 강도 높은 실질적 교육을 할 예정이다.


딸의 웃음은 어머니의 삶을 밝히는 등대

수업이 끝나고 돌아온 집에는 얼큰한 꽃게탕 냄새가 가득하다. 민박을 운영하는 미연 양의 어머니가 손님들 저녁상을 준비하고 있던 탓이다. 혼자서 음식 나르랴, 설거지 하랴 어머니는 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밥 한 숟갈 떠먹기조차 힘든 미연 양이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손님상에 내어 갈 커피 믹스를 잘라 종이컵에 부어놓고, 가끔 힘들어 몰래 우는 어머니의 등을 토닥여주는 정도가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들이다.

“지쳐서 운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 미연이가 그러더라고요, 살맛나는 세상이라고….”

제 몸 가누기도 힘들지만 불평 한 번 없이 언제나 웃으며 살아가는 미연 양은 어머니의 삶을 밝히는 등대다.


가을을 맞아 새들도, 사람도 쉬러오는 섬 풍도. 등대처럼 늘 섬을 지키며 지나는 이들의 쉼터가 되어주던 미연 양이 간만의 외출을 나선다. 5개월 만에 뭍으로 나가 동생도 만나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도 만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 두 시간이나 배를 타고, 다시 차를 갈아타고 가야하는 여정은 휠체어를 타는 미연 양에게는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언제 또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를 육지로의 외출이 마냥 즐겁고 설렌다.

평생을 섬에서 나고 자란 섬 소녀 서미연 양의 아주 특별한 가을 나기가 10월 31일 밤 10시 40분에 시청자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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