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하나뿐인 지구>

유부도 겨울철새 이야기

 

-정기적인 여객선이 없어 군산항에서 작은 고깃배를 타야만 다다를 수 있는 금강하구의 작은 섬 유부도! 이곳은 서천연안 십 여 개의 섬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겨울 철새들의 명소로 더 유명하다. 특히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가 무리지어 있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장관을 이룬다.

검은머리물떼새가 유부도를 찾아오는 이유는 생태계의 보물창고라고 불리는 드넓은 갯벌이 있기 때문이다. 갯벌에는 피조개, 동죽과 같은 갯벌 표층에 서식하는 조개류가 풍부한데 부리가 6~7cm정도 밖에 안 되는 검은머리물떼새가 부리 길이에 맞는 이와 같은 먹잇감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종 검은머리물떼새의 90%이상이 월동하는 귀한 보금자리인 유부도! EBS <하나뿐인 지구>는 검은머리물떼새들의 짝짓기에서 먹이활동까지의 다양한 생태를 담았고 녀석들이 들려주는 유부도의 귀한 생명 이야기와 인간의 욕심으로 위기를 맞게 된 서천갯벌의 현주소를 집중 조명한다.

 

*방송일시: 2012년 2월 7일(화) 밤 11시 20분

 

 

# 턱시도를 입은 갯벌의 신사, 검은머리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는 머리와 등은 검고 배는 흰색으로 멀리서 보고 있노라면 마치 턱시도를 차려입은 신사처럼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한정된 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검은머리물떼새! 약 11종의 검은머리물떼새 중 동북아종은 겨울이 되면 러시아 캄차카 반도에서 한반도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한반도를 찾는 검은머리물떼새 중 90% 이상 정도는 유부도에서 겨울을 보내고 3월이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 중 일부 개체는 이곳에 남아 번식을 하기도 한다. 녀석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제법 귀여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한 발로 깡충깡충 뛰어 다니는 모습이다.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에는 접고 있던 한 발을 펴지 않고 한 발만 이용해 이동을 하는데 이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잠자리에 들 때에도 무리 사이를 가로질러 꼭 선두자리로 달려가는 녀석들이 있는데 이는 독특하게 검은머리물떼새 무리에서만 보이는 특징으로 무리의 가장자리에 존재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피하기 위함이다.

 

#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 0.77평방킬로미터의 작은 섬 유부도

충남 서천에 위치한 0.77평방킬로미터의 작은 섬 유부도는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 겨울 철새들을 비롯해 다양한 새들을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히 품어주고 있다. 1,000여 마리가 무리 지어 있는 검은머리물떼새를 비롯해 작은 몸을 민첩하게 움직여 먹이를 찾는 민물도요, 긴 다리만큼이나 길고 휘어진 부리를 자랑하는 마도요까지 다양한 새들이 살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때는 염전이었던 곳은 습지가 되어 붉은머리오목눈이, 노랑턱멧새, 바다직박구리 등 텃새들까지도 품어내는 새들의 낙원이다.

 

# 생태계의 보물창고, 서천갯벌에 드리워진 위기의 그림자

유부도를 포함한 총 15.3㎢ 의 서천갯벌은 2009년 람사르 습지에 등록 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다. 그러나 최근 새들은 물론 유부도 사람들에게도 보배로운 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수많은 바다 생명들과 갯벌을 사라지게 만들었던 새만금 방조제의 영향이 유부도의 갯벌에도 다가온 것이다. 방조제 외측에 위치한 유부도 갯벌은 모래 갯벌에서 벌 갯벌로 변했고 새들의 먹이가 되는 백합이나 동죽은 폐사하기에 이르렀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이제 어디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 검은머리물떼새를 통해 생명을 잉태하고 품어내던 서천갯벌의 소중함과 이를 보존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에 대해 다함께 생각해보고자한다.

 

 

*관련 사진은 EBS 홈페이지-사이버홍보실-하이라이트 섹션, 해당 방송 날짜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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