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변화를 선도하는 EBS
프로그램의 최신소식에서 교육 채널 소식까지 EBS의 보도자료를 한자리에서 만나보세요.
게시판 보기 페이지입니다.
제목    「똘레랑스 - 차이 혹은 다름」‘개인사업자인가? 노동자인가? - 화물운송노동자’  
작성일 2005-10-11 조회수 23071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화물운송노동자, 최저생계비도 못 버는 사장? 「똘레랑스 - 차이 혹은 다름」 ‘개인사업자인가? 노동자인가? - 화물운송노동자’
방송 : 2005년 10월 13일(목) 밤 11시 5분 ~ 11시 55분
담당 : 제작사 싱아 780-6248 EBS 김병수 PD 016-362-8682
○ 화물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자살한 트레일러 운전기사 김동윤(48)씨의 장례식이 지난 10일 치러졌다. 화물연대가 17~18일 이틀 동안 정부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여 부결되면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EBS 『똘레랑스 - 차이 혹은 다름』은 오는 13일 방송에서 ‘노동자와 개인사업자 사이’라는 애매한 처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나 대책 수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한다. << 주요 방송 내용 >> 1. 누가 김동윤 ‘사장’을 벼랑 끝에 세웠나? 지난 6년간, 누구보다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면서, 항상 남에게 매여서 일하는 신세였는데도 故 김동윤 씨는 사장님으로 불렸다. 세무서에 등록된 사업자등록증을 보아도 그는 엄연한 사장이었다. 그의 죽음 앞에 번갈아 빈소를 지켜주는 화물연대 동지들도 다들 사장님들이다. 하나같이 한 달에 평균 네 식구 최저생계비를 벌지도 못하고, 일을 할 자유도, 마음대로 일을 쉴 권리도 없는 사장님들. 살인적인 유가 인상과 함께 유류에 간접세 부과가 늘어나면서 그나마 영업용 화물차들에게는 유류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지방세 일부를 환급해주는 제도가 있다. 그러나 사장님이라면 누구나 내야 하는 부가가치세를 내지 못한 사람들은 고스란히 그 돈을 압류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김동윤 씨 역시 1200여만원의 부가세가 체납된 상황에서 두 달 전 관할 세무서를 찾아가 사정사정한 끝에 분할납부 각서까지 쓰고 돌아왔다. 약속을 잘 지키고 있으니 압류는 없겠지, 이번 전반기 유가보조금 나오면 그래도 명절은 쇠겠구나 했더니 통지서 한 장 없이 전액 압류가 돼 버린 것이다. 벼랑 끝에서 뛰어내린 것은 故 김동윤 씨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벼랑 끝까지 끌려가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며 살아왔다. 가족들이 안타깝게 회고하는 그의 행적과, 그의 집 곳곳에 남은 다정한 가장의 흔적들은 고달픈 현실 속에서도 행복을 찾아보려 했던 김동윤의 삶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늘도 유족들은 휑한 영안실에서 시들어가는 국화 속의 영정만 마주하고 있다. 2. 물류 입국의 그늘, 화물운송노동자 사장님인가, 노동자인가,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생업에는 이 두 가지 상반된 개념이 늘 따라다닌다. 몇 년 전에 비해 너덧 배는 뛰어버린 경유가격,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운송료, 그나마 화물차의 수는 98년 이후 급속히 늘어 이미 출혈경쟁으로 지쳐버린 지 오래다. 2003년 두 번에 걸친 파업으로 더 이상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은 막을 수 있게 됐지만, 현실적으로 원가에 겨우 닿을락 말락한 운임을 좀 올려보려고 해도 개인사업자들의 담합행위로 해석되고, 이렇게는 못하겠다고 일손을 놓으면 관계부처의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온다. 회사에 꼬박꼬박 지입료를 갖다내면서 배차까지 해주는 회사들도 많은데, 회사가 시키는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도 산재 혜택은 받을 수가 없다. 밤잠 못자고 전국을 헤매도 기름값에 도로비 내고 나면 더운 밥 한 그릇 사먹을 처지가 못되고, 그렇다고 차를 세워놓으면 지입료에 보험료는 뭉텅뭉텅 잘도 빠져나간다. 반 년에 한 번씩 개인사업자로서 꼬박꼬박 부가가치세를 챙겨내다 보면 1년도 후딱 간다. 신용불량, 생활고로 인한 가정불화, 이혼, 더 이상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사업자로서의 권리도 갖지 못하는 이들의 애매한 처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적차량 운전자가 되어버린 서울의 강정호(가명)씨. 지입료를 받고 번호판을 빌려준 회사가 세금 납부 대행을 해주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순식간에 천여만 원 대의 고액체납자 신세가 됐다. -지난 해 업무 중 사고로 실명까지 당한 울산의 이혁수 씨. 회사에서 배정해준 짐을 싣고 오던 중에 적재물 사고로 생사의 기로까지 갔지만, 결국 아무도 그의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봐주지 않았다. -휴일이든 밤낮이든 가리지 않고 장거리 운행에 심야 운행을 일상으로 하는 조현욱(가명) 씨. 약속된 하차지점에 짐을 내려주기만 하면 그가 시간 안에 닿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차 안에서 새우잠으로 잠깐 눈을 붙이고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우며 몇 번이나 대형사고의 위기를 넘겼는지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다가 사고가 나도 개인의 불행일 뿐이다. 그렇게 도로에서 스러져 간 동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3. 아직 장례는 치르지 못하고... 화물연대는 10월 15일을 교섭 시한으로 정하고, 이때까지 고 김동윤 씨의 바람이 이뤄지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크게, 운임 현실화, 면세유 지급, 불법 다단계 단속 및 근절 등이며, 궁극적으로는 노동기본권 보장만이 방법이라는 의지를 갖고 있다. 정부 및 사업자단체나 화주단체 등에서는 이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이 사회의 근간을 흔들 위험한 발상이라고 하지만, 전국불안전고용철폐연대의 윤애림 정책국장은 ‘누가 노동자인가, 가 아니라 누가 노동자로서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 예로서 독일이나 일본 등지에서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계와 기본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들고 있다. 나아가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법 개정을 통해 화물운송노동자를 비롯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이 보장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여전히 미봉책으로 당장의 물류 대란만 막으려할 뿐,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나 대책 수립의 엄두를 내지 못하는 정부. 높은 물류비 부담에 자신들도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화주업체들. 똑같은 고유가 시대에 왜 자기들만 특혜를 달라고 하느냐는 일반 시민들의 마뜩찮은 시선. 그 사이에서 화물운송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좁아져만 간다. 동북아 물류 중심 국가 건설이라는 거창한 구호 아래, 어느새 육상 운송의 기본틀을 철로 수송에 맞춰가겠다는 정부, 지입제로 착취하고, 리베이트 관행과 알선구조 양산으로 물류체계를 걷잡을 수 없이 뒤틀어놓고도 나 몰라라 하는 화주 및 운송 자본, 이들의 외면 속에서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절망은 소리 없이 스러져가고 있다. 화물운송노동자의 신음과 절망을 성장과 전진의 구호 아래 감추려는 것은 비겁한 행태이다.
이전글
EBS 어린이 역사 드라마 24부작「점프」
다음글
EBS, KT와 e-러닝 MOU 체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