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나눔 0700>
[ 우리가 비록 어둠 속에 있을지라도 ]
*방송일시: (본방송) EBS 1TV 2021년 7월 24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재방송) EBS 1TV 2021년 7월 25일 일요일 오전 07시 00분
아이를 잃고 정신을 놓아버린 엄마에게
하늘이 보내준 선물
“(섬에 살면서) 거기서 애를 하나 낳았는데 관리를 잘 못 했는지 죽었다고 그래요. 그 애 아빠가 (애 엄마를) 안 죽을 만큼 때렸대요.”
- 아빠
가난한 형편에 어려서부터 막일만 하다 젊은 나이에 허리가 고장 난 아빠 복남 씨. 모든 걸 잃고 길거리에 나앉아 노숙자로 살아가던 어느 날, 가여운 한 여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새까만 피부에 빼빼 마른 몸. 당시 점숙 씨는 아사 직전에 놓여있었는데요. 정신조차 온전하지 않았던 그녀의 사연은 참 기구했습니다. 섬에 살며 낳은 아이가 잘못돼 아이 아빠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는 점숙 씨. 바닷가를 배회하다 결국 정신을 놓게 됐다는데요. 어쩌다 육지로 건너와 노숙을 하며 겨우겨우 삶을 이어갔지만 결국 아사 직전에 놓였고, 그때 복남 씨가 점숙 씨를 발견하게 된 겁니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어느새 부부의 연을 맺게 된 두 사람. 복남 씨 나이 예순에 귀한 딸까지 얻게 됐는데요. 점숙 씨에겐 하늘이 보내준 선물처럼 소중하고 귀한 딸이었습니다.
말을 전혀 할 수 없는 7살 고은이의 사연은?
“불쌍해요, 불쌍해. 말이라도 하면 되겠는데 말을 안 하니까... 아주 애 터지고 별생각이 다 나고 말을 듣기는 하는데 왜 말을 안 하느냐고요.”
- 아빠
과거, 어려운 형편에 3살 된 고은이를 시설에 맡기려고 했던 복남 씨. 하지만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아이를 보낼 수 없다며 눈물짓는 점숙 씨를 보며 마음을 고쳐먹었는데요. 가슴에 피멍이 든 아내를 위해서라도 힘닿는 데까지 딸을 잘 키워보리라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좀처럼 말문이 트이지 않았던 고은이. 결국 중증 지적장애 판정을 받게 되고 말았는데요. 나이는 7살이지만 지적 수준은 한 살 아기와 같아 아직 대소변도 가리지 못합니다. 먹고 살기도 빠듯해... 딸에게 치료를 제대로 받게 해줄 수 없는 복남 씨는 가슴이 미어지는데요. 혼자 밥을 차려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점숙 씨의 정신 상태도 심각해 옴짝달싹할 수가 없습니다. 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집안일과 육아, 모든 것을 홀로 감당하고 있는 복남 씨. 앞길이 막막하기만 한데요.
사방이 막혀있어 바퀴벌레가 들끓는 집
“밤새 바퀴벌레 잡아 놓은 거 보면 너무 많아서 손에 쥐어질 정도라니까요. 고은이가 지금도 벌레한테 물려서 온몸이 불긋불긋하네요.”
- 아빠
낡은 주택들이 즐비한 골목에 자리한 고은이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한낮에도 햇볕이 들지 않습니다. 온 집안에 곰팡이가 피어있는 데다 바퀴벌레가 들끓는데요. 잠자기 전에 약을 뿌려놓고 다음 날 일어나 보면 죽은 바퀴벌레들이 손에 가득 쥐어질 정도. 열악한 집은 바퀴벌레 외에도 개미, 모기 등 각종 벌레의 온상입니다. 어린아이가 자라기엔 위생적으로 문제가 많은 환경. 고은인 벌레한테 물려 얼굴이며 다리며 긁기 바쁜데요. 말이 통하지 않으니 한번 긁기 시작하면 도통 말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피부가 불긋불긋하게 일어나 약을 달고 사는데요. 마음 같아선 고장 난 몸이지만 막일이라도 해서 돈을 벌고 싶은 복남 씨. 하지만 장애를 지닌 아내와 딸만 두고 일을 나갈 수가 없으니 사는 게 궁핍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하루빨리 딸의 치료를 서둘러야 하는데... 혹독하기만 한 현실.
엄마 아빠는 오늘도 기도합니다. 부족한 부모지만 딸 치료만큼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언젠가 딸이 말하는 그 날을 기다리며!
한 통화 3,000원의 후원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 EBS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나눔 0700>. 2021년 7월 24일(토) 오전 10시 30분에 방송되는 567회 <우리가 비록 어둠 속에 있을지라도> 편에서는 캄캄한 가난의 감옥 속에서 희망을 꿈꾸는 세 식구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관련 사진은 EBS 기관 홈페이지(about.ebs.co.kr)-사이버홍보실-하이라이트, 해당 방송 날짜에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