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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14 수>문학산책 - 채만식의 `태평천하`  
작성일 2004-01-02 조회수 28790
프로그램 정보 방송일자
『문학산책』 채만식의 <태평천하>
오늘도 아끼고 잘사는 태평천하의 하루가 지나가지만, 집안의 여자들은 죄다 과부요, 집안의 남자들은 죄다 망나니, 게다가 첩년은 몰래 기생질!!! 이 태평천하는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방송일 : 2004년 1월 7일 수요일 오후 10 : 50 - 11 : 30 (1부) 2004년 1월 14일 수요일 오후 10 : 50 - 11 : 30 (2부)
연출 : 한송희 PD

● 채만식 (1902-1950)
본관 평강(平康). 호 백릉(白菱). 전라북도 옥구(沃溝)에서 출생하였다. 1918년에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입학, 3.1운동에 가담했다. 1920년에 결혼하고 1922년 와세다대학 예과에 입학하였으나 동경대지진 이후 학업을 폐하였다. 귀국 후 동아일보 조선일보 기자를 역임, 1925년 단편 <세 길로>가 <조선문단(朝鮮文壇)>에 추천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 그 후 희곡 <사라지는 그림자>, 단편 <화물자동차>, <부촌(富村)> 등 동반작가적 경향의 작품을 발표했으나, 1934년에 <레디 메이드 인생>, <인텔리와 빈대떡> 등 풍자적인 작품을 발표하여 작가적인 기반을 굳혔다. 그 뒤 단편 <치숙(痴叔)>, <소망(少妄)> 등 풍자성이 짙은 작품과 장편 <탁류>를 발표했다. 그 외 저서로 <채만식단편집>, <탁류>, <천하태평춘(天下太平春)>, <집>(단편집) 등이 있고 광복후에는 <여자의 일생>, <황금광시대(黃金狂時代)>, <잘난 사람들> 등을 남겼다.
● 태평천하?!
<태평천하>는 <조광>(1938) 1월호부터 9월호까지 실린 작품으로 총 15장으로 구성되었다. 발표시기가 대체로 겹쳤던 <탁류>(1937-1938)와 함께 채만식의 2대 중장편으로 분류된다.
<태평천하>는 리얼리즘적 척도에서 1930년대의 주요 작품으로 평가된다. 당시 신흥지주계급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민 출신의 부패지주인 윤직원과 그의 자손들은 식민지 지배당국과 결탁하여 또다시 서민을 착취하는, 이른바 ''식민지 지주제''라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이들은 이런 성장과정을 거쳤기에 윤리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가는 윤직원 일가의 일상이 하나같이 윤리적으로 타락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들 계층을 비판한다.
또한 <태평천하>는 미학적인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판소리 사설의 어투를 계승한 경어체 문장과 경박한 어투는 작중 인물의 행위를 조롱하고 경멸하면서 효과적으로 ''풍자''라는 미학적 성취를 달성한다. 연극적 전통이 약한 한국문학계에서 채만식의 풍자적 어투는 유일무이한 소설적 달성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태평천하>는 ''반어적 풍자''라는 방식으로 내내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1938년 한국사회를 심도 있게 보여준다. 웃음과 함께 날카로운 풍자로 일제하 대가족의 붕괴와 지주계급의 몰락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문학산책이 제작한다.
● 줄거리
1938년 서울, 만석꾼 부자 윤직원 영감은 동기(童妓) 춘심과 명창대회를 보러 가는 길이다. 명창대회야 정말 좋아하는 것이지만 요 춘심이년이 자동차를 타고 가자는데 돈이 아깝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러나 돈 아끼는 것에야 윤직원 영감을 따라갈 자가 없다. 자동차 대신 빠스를 타고 동전이 없다고 공짜로 탄다. 춘심이에게는 아는 사람이 출연하는 명창대회이니 공짜표로 보라고 하고 한술 더 떠 자신은 하등석 표를 사서 떼를 쓰며 상등석에서 본다. 돌아오는 길에 인력거삯까지 깎자 윤직원 영감의 보람된 하루는 그것으로 완성되었다.
윤직원 영감의 돈사랑은 청년 시절로 올라간다. 판무식꾼이었던 아버지 윤용규가 악착같이 모은 돈을 화적떼에게 빼앗기고 목숨을 잃자 ''이놈의 세상, 언제 망하는지 두고 보자! 오냐! 우리만 빼놓고 얼렁 망해라!''라고 절규했던 윤직원이다. 그래서 윤직원은 있는 사람의 것을 빼앗아 없는 사람이 나눠 갖자고 외치는 사회주의자들이 제일 싫다. 민족주의자들 중에 많다는 사회주의자들을 일본 순사들이 때려잡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윤직원은 일본 사람들이 더 많이 조선에 와서 살아 이 태평천하가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그러나 윤직원의 가족들은 윤직원의 마음을 아는지 윤직원을 조금도 도와주지 않는다. 맏아들 창식이는 치부에는 관심이 없고 마작과 첩살이에 미쳐 아버지의 재산만 축내고 있다. 밖에서 얻은 딸인 서울아씨는 소박을 맞고 집에 들어와 살고 있으며 시골 주막에서 얻은 15 살배기 아들 태식이는 머리가 한참 모자라 한글도 읽지 못한다. 집안에 과부는 얼마나 많은가. 며느리 고씨와 손자며느리 박씨는 남편의 첩살이에 과부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소박맞은 서울아씨며 일본에 있는 남편이 이혼해달라고 계속 편지를 보내오는 손자며느리 조씨도 과부 아닌 과부이다. 증손자 경손이는 제 할아비뻘되는 태식이를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인, 버릇이라고는 없는 녀석이다. 윤직원의 희망이라고는 손자인 종수와 종학이가 각각 군수와 경찰서장이 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종수녀석은 첩질에 술에, 군수되기 위한 뇌물 명목으로 계속 돈이나 축내는 인물이지만 둘째 손주 종학이는 동경대학 법대에 다니는 수재이다. 윤직원 영감은 손주를 경찰서장으로 도금한 족보에 올리기만 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요즘 윤직원 영감의 관심사는 춘심이다. 그런데 요년은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손에 잡힐 듯 말 듯 윤직원의 애간장만 태운다. 춘심이가 윤직원 영감의 집에 출입하는 것이 사실은 윤직원의 증손자인 경손이가 좋아서임을 알 리가 없는 윤직원은 내일 반지를 사주겠다며 다시 한 번 춘심이를 꼬드겨 본다. 한편 극장에 가고 싶은 증손자 경손은, 대고모 서울아씨가 윤직원의 비서인 대복이를 맘에 두고 있는 것을 눈치채고는 이를 이용해 고모에게서 돈을 타낸다. 그 돈으로 윤직원의 방에 있는 춘심이를 불러내 영화 구경을 간다. 한편 윤직원의 아들 창식은 마작에 빠져있고 그의 아들 종수는 오늘도 위조도장을 이용해 할아버지의 돈을 축낸다. 종수는 기생집에 들렀다가 아버지의 첩 옥화를 기생집에서 만나고는 혼비백산하고 만다. 태평해 보이는 윤직원 집의 하루. 오랜만에 찾아온 창식이가 동경서 전보가 왔다고 전한다. 바로 윤직원의 하나뿐인 희망인 종학이가 일본에서 사상문제로 피검됐다는 소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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