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4,11수>문학산책 -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드 럭 1,2부` | |
작성일 2004-01-27 | 조회수 28509 |
프로그램 정보 | 방송일자 |
''요시모토 바나나 현상''이라는 용어를 낳으며, 30여개국에 광범위한 팬층을 가지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드럭''을 만난다. 탈리얼리즘적 내용을 일상에 담아 감성적인 문체로 표현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감성을 감각적인 화면으로 만나보자! 방송일 : 2004년 2월 4일 / 11일 수요일 오후 10 : 50 - 11 : 30 연출 : 백경석 PD (526-2687, 017-277-3789) ◆ 요시모토 바나나 1964년 도쿄[東京]에서 태어났으며 문학 비평가인 요시모토 다카아키를 아버지로 두고 있다. 니혼[日本]대학 예술학부 문예학과를 졸업했으며 1988년 1월 <키친>으로 제6회 카이엔[海燕]신인문학상을 받고 작가로 데뷔했으며 제16회 이즈미교카상[泉鏡花賞]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9년에는 <키친>과 <물거품/상크추어리>로 게이쥬츠센쇼 신인상, 1989년 <츠구미>로 제2회 야마모토 슈고로상[山本周五郞賞]을 받는 등 발표작마다 상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이밖에 1989년 단편집 <깊은 잠>, 1990년 <엔.피 N.P>, 1994년 <아무리타> 등 다수의 인기작이 있으며, 특히 1993년에는 이탈리아에서 번역, 발표된 <엔.피>가 번역서에 수여되는 스칸노상을 수상하여 화제가 되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쇼조(소녀) 문화와 일본의 포스트모더니티 양자가 결합돼 생성된 공허감''을 표현하는 현대 일본문학의 조류를 대표하는 작가로,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흔치 않은 작가로 평가된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일상 언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문체는 친밀감 있는 표현과 더불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요시모토 바나나 현상''이라는 용어를 낳았다. 현재 30여개국에 작품이 번역되었고 광범위한 팬층을 가지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탈리얼리즘적 내용을 일상에 담아 감성적인 문체로 표현한다. ◆ 원작 ''하드 럭'' (Hard-Luck) 하드 럭 ◆ 드라마로 옮겨지는 ''하드 럭'' (Hard-Luck) 자고 있든, 깨어 있든 다를 게 없다. 어디엔가 늘, 이 장면이 기다리고 있다. 언니가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사실, 식물인간으로 계속 그 모습이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절박해서, 나는 쉴 수도 없다. <1부 - 2004년 2월 4일 수요일 오후 10 : 50 - 11 : 30> 언니는 결혼을 앞두고 그만두게 될 회사에서 인수인계 작업을 하느라 매일 철야 작업을 했다. 과로 때문에 뇌출혈로 쓰러진 언니는 식물인간이 되었고 가족들의 온갖 노력에도 다시 깨어나지 않았다. 언니가 쓰러진 그날, 함께 차를 마시던 그날 저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니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연애에 관한 한 박력이 있어서 나와는 정 반대였다. 언니는 고등학교 때 남자친구의 이니셜을 문신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했고 자주 나를 데리고 남자친구의 집으로 가 창문을 바라보기도 했다. 나는 특이한 사람에게 잘 반하면서도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감정을 억눌러서, 언니에게 ''그런 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야''라는 연애론을 듣기도 했다. 언니의 약혼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언니가 식물인간이 된 후에 고향으로 내려가버린, 소심해 보이는 그 사람이 가끔씩 미워지기도 한다. 약혼자가 있어야 할 자리인 언니 병실은 언젠가부터 그의 형인 ''지회''가 지키게 되었다. 언니가 식물인간이 아니라 뇌사상태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날 병실을 찾아온 ''지회''는, ''저라도 괜찮다면 병상을 지키고 싶은데요''라고 말을 하며 매일 병실을 찾았다. 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가족들의 생활이 제법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을 즈음 병실에서 지회를 만난 나는, 언니의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지회''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내는데... <2부 - 2004년 2월 11일 수요일 오후 10 : 50 - 11 : 30> 나는 그도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곧 이탈리아로 유학간다는 사실이 생각난다. 지회는 언니가 살아있을 때 언니를 만났던 일을 얘기해주고 나는 지회와 함께 언니에 대한 추억에 잠긴다. 나는 언니 회사로 언니의 물건을 가지러 간다. 그곳에서 언니를 잊지 못하는 직장동료들을 만나자 상대적으로 평상심을 찾았던 나는, 내가 어느 정도 언니 없는 일상에 익숙해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는 아빠와 돌아오는 차 속에서 언니의 환상을 본다. 아버지는 언니를 놔두고 고향으로 내려가버린 약혼자를 용서하지 못하시는 모양이다. 병원에서 언니의 공식적인 사망을 알려오고 그 소식에 언니의 약혼자가 찾아오자 아버지는 참지 못하고 그를 때리고 만다. 언니의 약혼자는 미안한 듯 소심한 모습을 보이며 이후의 장례식 일정에 합류했다. 장례식에서 뒷정리에 바쁘던 나는 지회를 본다. 지회는 언제 만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고 나는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마음은 편해졌다. 지회와는 그저 그뿐인 관계인지도 모르지만 옆에 있는 것만으로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언니의 죽음 사이로 보이는 소중한 시간을 알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만나게 된 사람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 장례식을 치루고 다시 만난 지회에게 나는 또 이렇게 만날 수 있느냐고 묻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