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 하나뿐인 지구

마음이 머무는 곳 전통마을

 

고향의 풍경이 살아있는 전통마을에는 자연으로 만든 집과 자연을 닮은 사람이 살아간다.

자연이 만들어준 최고의 은거지 왕곡마을과 불리한 자연조건을 극복하고 오랜 역사를 이어온 외암마을을 찾는다. 파괴하고 건설하는 데 익숙한 우리에게 600년 역사를 이어온 왕곡마을과 6km의 아름다운 돌담을 갖고 있는 외암 마을 사람들이 이웃과 함께 자연을 벗 삼아 소박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다.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27일(금) 저녁 8시 50분

 

전통마을로 한 번 떠나보실래요?

 

“저도 어렸을 적엔 이런 시골에서 살았거든요.

그래서인지 옛날 생각이 나면서 그립기도 하고 편안해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어놀던 시절 속에 자리 잡은 고향과 그 고향을 있게 해준 마을. 이제 마을에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이웃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각박한 사회 속에서도 오랜 역사를 사람들이 있다.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지혜를 발휘해 마을의 역사를 꿋꿋이 지켜온 전통마을 사람들이다. 자연을 해하는 대신 이웃과 함께 자연을 벗 삼아 소박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편에 자리 잡은 ‘고향’에 대한 추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자연이 만들어준 최고의 은거지 왕곡마을

다섯 개의 산봉우리로 둘러싸여 오봉리라고도 불리는 왕곡마을은 자연이 만들어준 최고의 은거지답게 1996년 4월 23일에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에 일어났던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산불인 고성 산불을 피해갔다. 여러 재난 속에서도 6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이 마을은 강릉 함씨와 강릉 최씨가 사는 집성촌이기도 하다. 적설량이 많은 환경을 고려해 대문과 담장이 없는 형태로 집을 지은 왕곡마을은, 집만 나서면 이웃이 가족이기에 도둑이 들지 않는다 하여 아직까지 북방식 가옥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곳 중 한 곳이다.

 

“도시는 문만 닫으면 남이잖아요.

여기는 문만 열면 씨족이 같이 모여서 살기 때문에 각박하게는 살지 않죠.”

그동안 왕곡마을을 알리기 위해 힘써온 해설사 선생님을 위해 주민들이 나섰다. 올해 벌써 다섯 번째 김장이라는 솜씨 좋은 어머님들과 김장 소식에 지나가던 발걸음을 옮겨 찾아오는 정다운 이웃들. 왕곡마을을 감싸고 있는 우애 좋은 다섯 개의 산봉우리처럼 사시사철 이야기꽃을 피워내며 살아가는 왕곡마을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자.

 

조상의 지혜가 깃든 외암마을

불리한 자연조건을 극복하고 오랜 역사를 이어온 외암마을. 주산인 설화산이 석산(石山)이어서 돌이 많은 마을로도 유명한 외암마을은, 농경지를 개간하기 위해 파낸 땅에서 얻어진 돌로 총연장 6km의 아름다운 운치를 자랑하는 돌담을 만들어낸 곳이기도 하다. 더불어 외암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인공수로는 집집마다 통하는 수로이기 때문에 생활용수나 소방수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런 일이 없으면 각자 자기네 집에서 일하는데,

이렇게 서로 모여서 품앗이를 하니까 더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늦가을은 외암마을 주민들이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이다. 바로 겨울을 나기 위해 주민들이 총동원해 초가지붕 이엉 엮기를 하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주민들의 품앗이를 통해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던 외암마을의 초가지붕 이엉 엮기. 우리 집, 네 집의 구분 없이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정성스레 이엉을 엮는 외암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현재 사라져 가고 있는 마을 공동체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 관련 사진은 EBS 홈페이지-온에어-오늘의 TV 섹션, 해당 방송 날짜에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