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 장수의 비밀

 

고집쟁이 엿 할매와 막내딸의 달달한 동거

 

2007년, 국제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 담양군 창평면. 아직도 우리나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 마을은 겨울마다 쌀엿 만들기로 분주하다. 특히 경력 50여 년의 윤영자(79) 할머니는 친정어머니의 대를 이어 전통식 수제 쌀엿을 만드는데, 20여 년 전부터는 막내딸 최영례(47) 씨에게 쌀엿 기술을 전수해주느라 더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할머니의 눈에는 딸의 모든 작업 과정들이 서툴러 보이기만 해 잔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쌀엿을 만들 때 전통 방식 그대로를 지키고픈 할머니와 최신식 기계 시설로 바꿔 고생을 덜고 싶은 딸, 이 둘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이 장수의 비밀에서 공개된다.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3일 (수) 밤 11시 35분, EBS1

 

호랑이 할머니 vs 실수 투성 수제자 막내딸의 쌀엿 대첩

딸 영례 씨도 엿 작업을 배우기 시작한 지 벌써 20여 년이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엿밥을 찌고, 불을 때며 고생을 하지만 엿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식혜를 쏟고, 엿 물을 넘치게 하는 등 실수 연발이다. 아침부터 이어진 잔소리 폭격에 지친 영례 씨는 결국, 엿을 당기다 말고 집을 뛰쳐나가 버리고 만다. 그런 딸을 달래기 위해 딸기 하우스로 쫓아간 할머니, 이 모녀는 화해에 성공할 수 있을까.

 

고생스런 삶만큼은 어미를 닮지 말거라

밤늦게까지 이어진 쌀엿 당기기 수작업에 모녀뿐만 아니라 사위와 사돈까지 총출동해 일손을 돕는다. 고생한 딸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뭇국과 반찬들을 준비한 할머니가 도착한 곳은 비닐하우스다. 사실 막내딸 내외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딸기 비닐하우스 안의 컨테이너에서 살고 있다. 할머니는 딸이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것이며, 변변찮은 살림살이 하나하나 마음이 쓰인다. 할머니 역시 남편을 일찍 떠나보내고 5남매를 억척스레 키워내며 평탄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오셨기에 딸만큼은 편안히 살기를 바란다.

 

자꾸만 어긋나는 딸의 효심

딸은 할머니가 애지중지하시는 가마솥을 청소하다가 솥 바닥이 울퉁불퉁하게 패인 것을 발견한다. 상심할 할머니가 걱정된 딸은 남편과 함께 그라인더로 솥 바닥을 갈아낸다. 그 순간, 노발대발하며 달려오는 할머니는 딸을 크게 혼낸다. 사실, 이 가마솥은 2년 전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남긴 유품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제 할머니도 내년이면 여든이 되신다. 언제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수작업으로 힘들게 일할 수는 없기에 딸은 수소문해 최신식 시설로 엿을 만드는 곳을 할머니께 구경시켜드린다. 부모를 위하는 마음에 할머니가 기뻐하실 줄 알았지만 웬일인지 할머니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할머니에게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보다 전통 방식 그대로를 이어나가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딸은 자신의 마음을 오해하는 것 같아 억울하기만 하고, 할머니는 자신의 인생이나 다름없는 쌀엿에 대한 자부심을 침해받는 것 같아 속상하기만 하다.

 

할머니의 진심을 알아챈 딸의 부뚜막 수리

할머니의 진심을 알게 된 딸은 할머니의 생각과 부뚜막을 바꾸는 대신 그 마음 그대로를 존중하기로 한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할머니가 그동안 불편해하던 부뚜막 수리를 시작한다. 매번 부뚜막의 갈라진 틈 사이로 연기가 올라와 신발이 타곤 했는데 시멘트로 곱게 미장을 하기로 했다. 과연 할머니의 반응은 어떨지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사진은 EBS 홈페이지-온에어-오늘의 TV 섹션, 해당 방송 날짜에 있습니다.